'바쁜 여성 신드롬' 신종질환 등장

여성에게 엄청나게 다양한 역할을 요구하는 현대사회에서 대부분의 여성들은 쉴새없이 종종걸음을 쳐야 하는 생활을 어느덧 당연시하고 있지만 이는 가벼운 우울증과 같은 신체적.정신적 증상을 낳는 것으로 알려졌다.미국 abc 인터넷판은 최근 `바쁜 여성 증후군'(HWS: Hurried Woman Syndrome)이란 책을 펴낸 브렌트 보스트 박사의 말을 인용, 미국의 25-55세 여성 4명중 1명 꼴인 약 6천만명이 이같은 증세에 시달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텍사스주 보먼트의 산부인과 개업의인 보스트 박사는 최근 한 학회에서 최근 15년간 많은 의사들이 이같은 신종 증상을 보고하고 있다면서 "많은 사람들이 정상이라고 여기는 바쁜 생활양식이 스트레스와 조급성을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체중 증가와 성욕 저하, 침울함, 피로 등 4가지 증상으로 대표되는 HWS는직장 일과 가사를 병행하는 여성들 뿐만 아니라 과중한 직장 일에 시달리는 독신 여성과 전업주부들에게도 흔히 나타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증상이 계속되면 뇌 화학작용 자체가 변화해 가벼운 우울증과 같은 상태가 되므로 전문가들은 이 중 두세 가지 증상을 겪으면 의사와 상담할 것을 권하고있다. 피로와 체중 증가는 빈혈이나 갑상선 저하, 또는 감염증이나 대사문제 등 신체 이상 때문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보스트 박사는 HWS의 가장 큰 요인은 단연 스트레스라고 말한다. 스트레스를 정상 생활의 일부로 보는 사람들도 있지만 지속적인 스트레스는 가족과 결혼생활,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부정적 요인이다. 그러나 많은 여성들은 자기가 너무 많은 일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부인하면서자신을 돌보지 않고 극한까지 밀어붙이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도 많은 의사들로부터 나오고 있다. 비뇨기과 전문의 제니퍼 버먼 박사는 "만성 스트레스로 인한 질환을 인식하지못하는 환자들이 많다. 삶의 속도를 늦추고 문제 해결책을 찾지 않으면 결국은 건강으로 대가를 지불하게 된다"고 경고했다. 그는 스트레스에 대해 남성과 여성이 서로 다른 방식으로 반응한다면서 남자들은 스트레스 상황에서 `전투태세'로 전환해 남성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을 다량 분비하고 상당수는 성적으로 적극적이 되지만 여성들은 옥시토신을 분비해 성욕이 줄고 심장질환과 비만, 식이장애 등의 위험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버먼 박사는 자녀가 아프거나, 직장업무가 고도의 집중력을 요구하는 등 불가피한 스트레스도 있지만 대부분 스트레스는 피할 수 있거나 최소한 좀 더 효율적으로관리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 하나는 항우울제를 복용하는 것이고 다른 방법은 생활을 단순화하고, 우선순위를 정하고, 조직화하라는 것이다. HWS의 증상이 보이면 자신의 기대와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자문해보고불필요한 일들을 과감히 줄이면서 자기 시간을 갖는 것이 건강한 정신과 신체를 찾는 지름길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서울=연합뉴스) 이영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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