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원격경영' 하나

美 체류 장기화 가능성 높아져…이학수 부회장 보고 체제 될듯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미국 체류가 장기화되면서 삼성이 본격적으로 ‘원격경영’ 체제에 돌입할 전망이다. 이 회장이 해외에 장기간 머무르면서 원격경영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일 삼성그룹에 따르면 이 회장은 적어도 연말까지 미국에 체류하면서 내년 사업계획 등에 대해 보고를 받고, 최종 재가를 내릴 것으로 알려졌다. 원격보고는 이학수 부회장이 주로 맡게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그룹 고위 관계자는 “X파일 문제나 에버랜드 전환사채(CB)관련 논란은 적어도 연말까지 계속된다고 봐야 하지 않겠냐”며 “이 회장이 건강상의 문제도 있고 해서 (현재로선) 연말까지 복귀한다는 보장이 없다”고 말했다. 이는 사실상 이 회장의 미국 체류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점을 공식화한 것으로, 내년 사업계획 구상이나 인사문제 등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이 부회장은 최근 미국을 찾아 이 회장을 면담하고 X파일과 에버랜드 CB사건 등 전반적인 그룹 현안에 대해 논의하고, 내년도 사업계획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 주변에서는 각 계열사별로 내년 사업이 구체화되는 연말쯤 이 부회장이 미국을 다시 방문해 이 회장으로부터 각종 현안에 대한 최종 재가를 받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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