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과학자 실험실] 경북대 유종선박사 연구팀원에 감사
金박사에겐 친구이자 양자소자 연구의 은인이 있다.
경북대학교 물리학과 동기인 유종선박사다. 유박사는 그가 ROTC통신장교로 있던 군복무시절, 반도체 양자물리에 관한 책을 가져다 주면서 연구에 대한 열정을 불러 일으켜 주고 학문의 길을 걸을 수 있도록 도와줬다.
친구의 권유로 金박사가 지방중소업체에서의 짧은 직장생활을 마치고 무작정 상경한것은 지난 82년. 과학자의 길을 가야겠다는 일념하나로 다시 공부를 시작했지만 예상대로 쉽지 않았다.
고려대학교 대학원 석사과정를 밟는중에도 고등학교 임시교사, 대학조교 등의 일을 하며 어렵게 학위을 땄다. 더욱이 당시 양자물리 분야의 마땅한 지도교수도 없어 대부분 혼자 공부해야 했다.
어려운 독학의 길에서도 그를 지켜준 것은 그를 도와준 많은 은인과 하면된다는 신념이었다.
그는 스스로를 국내박사로 부르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일부러 국외파와 구별하려는게 아니라 국내박사라도 연구에 열중하면 만족할만한 성과를 얻을수 있다는 자신감과 자부심이다.
그는 국외, 국내학위자를 따지기 보다는 서로의 아이디어와 연구결과를 교류할 수 있는 협력의 틀이 마련되야한다고 강조한다.
연구원들과의 생각을 통해 잘못된 연구 방법을 반복하는 실수를 줄이고 연구에 대한 공감대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나노소자분야는 물리, 화학, 재료공학등 다학제간 협력이 필수적인 분야다. 金박사는 연구에 뜻을 같이하는 연구그룹과의 교류와 협력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기술자는 성과를 숨기고 이것을 상품화하는 장인정신이 필요하지만 과학자는 정보를 서로 나누고 이를 인정받아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그는 연구원들과 허물없이 지낸다. 보다 많은 얘기로 서로의 생각을 파악하고 연구성과를 높이기 위해서다.
그는 연구초기에 부족한 지원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연구를 수행한 팀원들에게 감사한다는 말을 빼놓지 않았다.
그가 연구원들에게 항상 주문하는 것은 연구를 위한 유연한 사고와 발상의 전환. 金박사는 낡은 고정관념이나 생각을 버리는 것에 주저하지 않는다.
연구팀의 실험실 철칙중 하나는 밤샘 작업을 하지 말라는 것. 실험실은 밤새 불켜놓고 연구하는 연구원들의 모습을 떠올리게 하지만 시간에 쫓겨 하는 연구는 일의 능률면이나 안전문제에서나 득이 될게 없다는 생각에서다. 연구도 계획성 있게 꼼꼼하게 진행하도록 하는 그의 성격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박현욱기자hwpark@sed.co.kr입력시간 2000/10/11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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