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치료 방사성 동위원소 '레늄-188' 의료현장서 바로 추출 가능

암 치료 방사성 동위원소
원자력硏 이준식 박사, 흡착칼럼·발생기 개발

1큐리(CI) 용량의 레늄-188 발생기용 흡착칼럼으로 크기(내부 부피 기준)가 미국 등에서 개발 중인 칼럼(아래)의 30분의1에 불과하다.

악성 골종양과 각종 암 치료에 쓰이는 방사성 동위원소인 레늄-188을 손쉽게 발생시키는 기술이 개발됐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고순도의 레늄-188을 의료현장에서 바로 추출할 수 있는 흡착칼럼과 발생기 등을 개발했다고 5일 밝혔다. 레늄-188(188Re)은 간암ㆍ폐암ㆍ방광암ㆍ골수암, 특히 악성 골종양 등에 사용되는 의료용 방사성 동위원소로 암세포 제거 효과가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반감기가 16.9시간에 불과해 의료현장에서 바로 추출해 사용해야 한다. 원자력연 동위원소이용기술개발부 이준식 박사가 개발한 레늄-188 발생기의 핵심 부분은 흡착칼럼. 레늄-188을 추출하는 방법은 방사성 동위원소인 텅스텐-188(188W)이 자연붕괴되면서 발생되는 레늄-188만을 분리해내는 형태다. 손가락 크기의 소형 유리병 형태인 흡착칼럼에는 텡스텐-188과 잘 결합되는 흡착제가 내장돼 있으며 여기에 생리식염수를 통과시켜 흡착되지 않은 레늄-188을 식염수와 함께 추출한다. 항암치료는 이렇게 추출된 레늄-188을 특정 암을 찾아가는 특수약물(표지화합물)과 혼합해 환자에게 주사하는 형태로 이뤄진다. 암 부위에 주입된 레늄-188은 인체 안에서 붕괴되면서 베타선을 발생시켜 암 세포를 죽이게 된다. 이 박사팀이 이번에 개발한 레늄-188 발생용 흡착칼럼은 현재 미국ㆍ러시아 등이 개발하고 있는 흡착칼럼에 비해 내부 부피가 30분의1에 불과하다. '흡착제 1g당 추출할 수 있는 레늄-188의 양'으로 계산하는 효율 성능도 최대 100배까지 우수하다. 또 미국ㆍ러시아 등이 사용하는 산성 알루미나 대신 황산 알루미나를 흡착칼럼으로 써 텅스텐 흡착성능을 향상시켰다. 이에 따라 레늄-188 추출에 사용되는 생리식염수의 양도 줄어들어 외국 제품처럼 레늄-188을 재농축하지 않아도 된다. 현재 이 박사팀은 흡착칼럼을 비롯한 발생기 전체를 개발완료, 의료용 허가를 받으면 즉시 상용화할 수 있는 상태다. 이 발생기는 약 1큐리(Ci)의 레늄-188을 발생시킬 수 있다. 통상 환자 한 명당 50~200밀리큐리를 사용하기 때문에 약 3~6개월간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