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급성장하면서 한국의 중간재 산업이 샌드위치 신세에 몰렸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컴퓨터와 사무기기 부품의 경우 중국이 한국은 물론 일본도 제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삼성경제연구소의 '중국 부품ㆍ소재ㆍ장비ㆍ소프트웨어(SW) 산업의 경쟁력 및 생태계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부품ㆍ소재ㆍ장비ㆍ소프트웨어 산업이 급성장하면서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이 중국 현지에서 중간재를 조달하는 비중이 지난 2005년 40.7%에서 2010년 62.4%로 증가했다.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이 한국에서 중간재를 수입하지 않고 현지조달하는 비중이 높아진 것이다.
실제 '무역특화지수'를 통해 중간재 산업에서 중국의 비교우위를 분석한 결과 지난 10년간 소재산업의 73개 세부품목 가운데 53개는 한국에 대한 무역특화지수가 개선됐다. 부품도 90개 품목 가운데 62개, 장비는 41개 품목 중 25개가 나아졌다.
소재의 경우 중국은 2000년대 중반 섬유ㆍ비금속ㆍ1차금속 등 3개 품목에서 한국을 추월한 반면 한국은 섬유만 일본을 추월해 '샌드위치 현상'이 심해졌다. 컴퓨터와 사무기기 부품은 중국이 아예 한국ㆍ일본을 모두 제쳤다.
복득규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전문위원은 "중국 중간재 산업은 거대시장을 배경으로 경쟁력 제고에 유리한 환경이 구축돼 있다"며 "글로벌 기업의 비용 절감 노력이 현지조달 및 현지개발로 이어졌고 결국 중국 기업에 역량 축적의 기회를 제공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중국의 경쟁력 상승세를 고려한 대응 방안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중국 중산층을 겨냥한 고품질 중간재시장을 개척하고 핵심중간재 개발에 몰두해야 한다는 것이다. 복 연구위원은 "인프라 개선, 선진기업 유치 등으로 중간재 산업을 업그레이드하는 한편 첨단기술의 유출을 미연에 방지하는 정책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