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금이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활발한 매수세를 보이며 증시 수급의 주도세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연기금은 과거에는 주가가 급락했을 때에만 주식을 사들였지만 최근에는 경기회복을 겨냥해 선제적으로 주식을 매수하고 있어 자금운용의 틀이 바뀌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25일 연기금은 유가증권시장에서 2,867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6거래일 연속 매수 우위를 이어갔다. 특히 22일부터 매일 1,000억원 이상의 공격적인 '사자'에 나서면서 증시의 유동성을 강화시키고 있다. 이로써 이번주 주간단위 연기금의 순매수 금액은 모두 6,743억원으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졌던 2008년 9~10월 이후 가장 많았다. 연기금은 올 들어 증시에서 누적기준으로 3조4,000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하고 있다. 연기금은 그동안 지수가 급락했을 때에만 저가매수하는 수비형 전략을 운용해왔는데 최근 들어서는 큰 폭의 주가 하락이 없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주식자금 운용의 틀에 변화가 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류용석 현대증권 투자분석팀장은 "최근 연기금의 매수세를 보면 그동안 '수비형'이었던 것과는 상당히 다른 모습"이라며 "하반기 이후 경기회복 등을 고려한 선제적인 자금 투입일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국민연금은 수익률 증대를 위해 오는 2015년까지 국내주식 투자비중을 지난해 13.1%에서 20% 이상으로 늘리고 해외주식은 4.8%에서 10% 이상으로 올리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따라서 올해 연기금 가운데 국민연금만 하더라도 증시에서 추가적으로 7조~8조원 정도를 매수할 여력이 있는 것으로 증권가는 보고 있다. 국내 연금업계의 한 관계자도 "국민연금의 경우 올해 주식투자 목표 비중을 최대한 지키려고 노력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경기도 하반기에 나쁠 요인이 없다는 점에서 주식비중을 늘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상반기 말에 접어들면서 국민연금 등을 중심으로 한 연기금이 하반기를 겨냥해 포트폴리오 조정을 하고 있는 것 같다"며 "이는 하반기 이후의 증시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