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치는 오일달러 차이나달러 추월

GCC 6개국 4년간 1兆5,000억弗수익
中대외 자산보다 4,000억弗 앞질러
亞시장 600억弗유입… 급속이탈땐 금융시장 불안 우려

국제유가의 고공행진이 이어지면서 지난 2002~2006년 걸프 연안 중동 산유국들은 원유 수출을 통해 총 1조5,000억달러를 벌어들였고 이 가운데 5,420억달러를 미국ㆍ아시아ㆍEU 등 해외자산에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중동국가들이 오일달러를 무기로 전세계 자산 확보에 나서면서 걸프협력체(GCC) 소속 6개국의 2006년 말 해외자산 규모는 1조5,500억달러에 달해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며 막대한 무역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중국의 1조1,000억달러를 크게 능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아시아 지역에 투자된 오일달러도 상당 규모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이들이 일시적으로 빠져나갈 경우 역내 금융시장의 큰 불안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국제금융센터는 최근 내놓은 ‘오일달러의 글로벌 자산투자 현황과 전망’ 보고서에서 이같이 지적했다. 국제금융센터의 보고서는 최근 2년간 세계금융협회(IFF), 국제통화기금(IMF) 등 외국기관의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 작성된 것이다. 보고서는 우선 2002~2006년 GCC 국가들의 해외투자 자금 규모를 5,420억달러로 추정했다. 지역별로는 이중 55.4%에 이르는 3,000억달러가 미국에 유입됐으며 18.5%인 1,000억달러는 EU에 투자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한국ㆍ일본 등 아시아 지역에는 600억달러(11.1%) 정도의 자금이 투자된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GCC 대미 투자액 중 일부가 미국 내 중개기관을 통해 여타 지역으로 재투자됐을 가능성이 높아 최근 글로벌 투자자 선호도가 높은 아시아로 추가 유입됐을 여지가 많다고 설명했다. 실제 GCC 국가들은 구체적 규모는 알 수 없지만 특히 아시아 이머징 주식 투자를 확대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중국의 거대 기업공개(IPO)에서 상당한 규모의 중국 주식을 취득했다고 덧붙였다. 오일달러가 전세계를 휩쓸면서 GCC 6개국의 해외자산도 크게 불어났다. 2006년 말 기준으로 UAE 6,000억달러, 사우디 4,500억달러, 쿠웨이트 4,000억달러, 카타르 700억달러, 바레인 200억달러, 오만 100억달러 등으로 총 1조5,500억달러에 이르고 있는 상황이다. GCC 국가 GDP의 225%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울러 GCC 국가들은 앞으로 고유가로 투자재원이 더욱 축적될 경우 주식ㆍ채권에서 벗어나 헤지펀드ㆍ사모펀드 등으로 투자 대상으로 더욱 늘려나갈 것으로 분석됐다. 김위대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오일달러의 한국 유입 규모를 정확하게 파악하기는 불가능하지만 어느 정도는 들어와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은 상품을 팔아, 산유국은 기름을 팔아 전세계 자산을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아시아 국가의 고성장과 주식시장 강세가 지속되는 한 오일달러의 한국ㆍ중국ㆍ일본 등 아시아 투자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이고 일부에서는 향후 10년간 1,55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며 “아시아의 성장세가 둔화될 경우 오일달러가 이탈하고 이에 따라 역내 금융시장이 불안하게 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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