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은 16일 오전 청와대에서 3당 총재, 국회의장 등과 회담을 갖고 서해 사태에 대한 대처방안을 논의, 초당적으로 협력키로 합의했다.그러나 햇볕정책에 대해서는 여야간에 일부 이견이 드러나기도 했다.
이날 회담에는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 박태준 자민련 총재, 김영배 국민회의 총재권한대행, 박준규 국회의장 등이 참석했다.
다음은 박준영 청와대 대변인이 전한 이날 대화 요지.
金대통령= 국가적인 안보위협 상황에서 초당적으로 이해를 같이하고 대처하는 모습을 국민에게 보이고, 또 북한에 대해 강력한 의지를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렇게 모였다.
(金대통령이 서해사태와 미국 등 주변국의 반응 및 협력내용 등을 설명하고, 이어 조성태·趙成台국방장관이 서해사태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보고한뒤 북한의 동향 등에 대해 질의 응답.)
朴총재= 한나라당 정형근의원의 「신북풍」론은 문제가 있다. 어떻게 그런 시각으로 볼 수가 있느냐.
李총재= 당의 의견이 아니고 개인적인 의견으로 알고 있다.
金대행= 국가적인 안보상황에서는 초당적으로 상황인식을 해야 한다.
金대통령= 민주주의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갖고 대북관게에 대해서도 초당적으로 단합된 모습을 보이고 확고한 공동의 의지로 대응할 때 사태악화를 방지할 수 있고 국민의 지지를 얻을 수 있다. 제일 중요한 것은 미국의 확고한 지지인데 미국이 적극 지원하고 협력하고 있다. 유엔을 비롯한 모든 나라들이 우리의 입장을 지지하고 있다.
李총재= 이번 사태의 성격을 보면 고의적인 도발이고 안보에 대한 위협이며 재발 가능성이 있다. 우리 군이 적절히 대처했다고 생각한다. 안보위협에 대해서는 초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회에서 대북규탄결의를 해서 발표함으로써 국방에 대한 초당적 의지를 천명할 필요가 있다.
金대행= 국회에서 결의를 해 대북성명을 발표하는 것은 좋다고 생각한다.
李총재= 이번 작전을 통해 반성할 점도 있다. 초기 대응에 문제점이 있다는 지적도 있다. 처음 꽃게잡이 때문에 월선했다는 인식을 갖고 대처했다는 비판이다. 그리고 햇볕정책에 영향을 줄까봐 소극적인 대응을 했다는 얘기도 있다. 차제에 햇볕정책에 대해 재고해야할 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햇볕정책은 북한의 변화를 추구하는 것이다. 그러나 북한의 변화는 보이지 않는다. 또 상호주의 원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북한의 안보위협에 대해서는 대북협력도 중요하나 강력한 대응이 우선해야 한다. 재발방지를 약속할 수 있는 가능성을 모색해야 한다.
金대통령= 오늘 우리가 머리를 맞대고 진지하게 대책을 논의하는 모습 자체가 안보에 도움이 될 것이다. 대북 포용정책은 확고한 안보를 전제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주변 4개국과 전세계가 지지하고 있다. 대북 포용정책의 근본취지는 한반도에서 다시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그 다음에 남과 북이 평화롭게 화해·협력하면서 공동의 번영을 추구해야 한다. 지난 50년동안 남북은 쌍방이 냉풍만 주고 받았다. 지금 우리의 대북정책은 일방적인 것이 아니다. 북한은 햇볕정책이 북한의 옷을 벗길려는 것으로 생각하며 주저하고 있지만 우리만 보내는 것이 아니고 북한도 우리에게 햇볕을 보내라는 것이 우리 입장이다. 햇볕정책은 강력한 안보태세를 필요로 하는 것이고 그 기반위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야당총재께서도 안보면에서는 적극 지원해 주셔야 한다. 오늘의 이런 단합된 모습이 안보태세를 강화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김준수 기자 JSKI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