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난 중공업체, 자산 팔고

■ 중국의 두 얼굴
업황부진에 수익모델 마땅찮아
알루미늄코프 阿 철광석 광산 코스코 물류사업 모기업에 매각


심각한 경영난에 허덕이는 중국 중공업 업계가 핵심 자산을 속속 팔아치우고 있다. 하지만 과잉공급 등으로 기업의 수익개선 전망이 밝지 않은데다 위안화 환율 약세도 이들에 불리하게 작용해 자산매각을 통한 기업 수명연장은 일시적 해법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 최대 해운업체인 코스코는 지난해 2억2,500만위안의 순이익을 내 지난 2011년 이후 지난 2년 연속 적자경영 상태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이 기업의 이익은 영업을 통해 창출된 것이 아니다. 해운으로 이익을 내지 못하면서 102억위안 규모의 물류사업 분야 및 부동산을 모기업에 매각해 겨우 회계상의 수익을 올린 것이다. 만약 이 회사가 자산을 매각하지 않았다면 '3년 연속 적자' 규정에 걸려 회사가 상장 폐지될 운명이었다.

중국 최대 알루미늄 생산업체인 알루미늄코프 역시 2011년 이후 2년간 적자에서 벗어나 지난해 흑자를 기록했지만 이를 위해 조립사업 분야 및 아프리카 기니에 자사가 보유하고 있던 철광석 광산을 모기업에 매각해야 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일(현지시간) 코스코를 비롯한 중국의 국영 해운 및 조선 업계 5곳이 지난해 250억위안(약 26조4,000억원)의 자산을 매각했다고 전했다. FT는 "알루미늄 및 철강 업체들도 유사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국 정부의 부양책 등에 힘입어 대규모 수주를 한 중국 중공업 업계는 과도하게 투자를 단행했지만 글로벌 제조업 경기침체로 수요가 살아나지 않으면서 이제 과잉투자로 심각한 몸살을 앓고 있다. 재닛 루이스 맥쿼리산업연구소 대표는 "이들 회사는 수익을 낸 만한 사업 모델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철강 업계의 경우 지난달 하이신철강이 디폴트를 선언하면서 동종 업체들의 연쇄도산 우려까지 팽배한 상태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는 "철광석을 담보로 자금을 대출한 중국의 민간 철강 업체들이 최근 위안화 가치 하락으로 높은 환헤지 비용까지 감당해야 할 위기에 처했다"며 "올해 다른 철강 업체들의 디폴트를 보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