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택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금융·의료·교육·법률 등 지식산업, 칸막이 제거 경쟁시스템 도입해야"

진입장벽 높아 지대추구 심각
방치땐 막대한 불로소득 양산
부실 공기업 2~3곳 수술 예고


현정택(사진) 신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은 25일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가장 유망하지만 장벽이 제일 높은 분야가 금융·의료·교육·법률 등 지식서비스산업"이라며 "칸막이와 규제를 제거해 경쟁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현 수석은 "이들 분야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집단이익에 집착하는 지대추구(rent seeking) 영역이 상당히 많다"며 "불로소득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제도적인 장벽이 이들 분야의 이익을 보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 수석의 이 같은 상황 인식은 앞으로 금융·의료·교육·법률 등 그동안 규제장벽이 심했던 지식서비스산업에 대해 과감한 규제 철폐와 경쟁 시스템 도입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하는 것은 물론 일자리 창출로 연결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 수석은 "이들 분야에는 이전에도 불로소득이 있었고 그대로 방치할 경우 앞으로도 막대한 불로소득이 발생하게 될 것"이라며 "규제가 장벽을 만들어주면 지대추구가 상시화되는 만큼 지금 과감하게 혁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부실 공기업 2~3개에 대한 수술도 예고했다. 현 수석은 "공기업 수백 개를 총괄적으로 관리하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국민들이 보기에 대표적인 공기업 몇 개는 수술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며 "대표적인 공기업에 날카로운 메스를 들이대야 국민들이 공기업 개혁을 체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 수석은 노동시장 개혁에 대해 "지금의 노동시장 관행으로는 고령자와 여성을 흡수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정년을 연장하는 것과 동시에 연공서열제를 고쳐야 하고 임금체계도 합리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공무원연금도 비정상적으로 작동되고 있는 만큼 정상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현 수석은 "공무원연금 개혁에 나서지 않으면 내년에 3조원의 국민 세금이 투입돼야 한다"며 "매달 80만원 받는 사람들이 220만원을 받는 사람들한테 세금을 지원해준다는 게 말이 안 된다.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는 차원이 아니라 정상화하는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국민에게 필요한 정책이라면 박근혜 대통령에게 직언(直言)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현 수석은 "좋은 의사는 환자가 '원하는' 치료를 해주는 것이 아니라 환자에게 '필요한' 처방을 해줘야 한다. 이것이 나의 소신"이라며 "국민에게 필요한 정책이라면 박 대통령에게 설명하고 이해를 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 수석은 경제팀과의 의사소통에 대해 "최경환 부총리, 안종범 경제수석이 각자 주어진 역량을 100% 이상 발휘하면서 역량을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며 "어떠한 회의 형식이 될지는 고민해봐야겠지만 앞으로 긴밀하게 회의를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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