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 감옥행 하루전 ‘자유와 절망’

고등학교때부터 대마초를 팔던 몬티. 소방수였던 아버지처럼 되고 싶었지만, 첫 단추를 잘못 끼운 몬티에게는 현재 마약 밀매범이라는 불명예스러운 딱지만 남아 있다. 집안에 숨긴 마약이 발각되어 검거된 몬티는 보석으로 풀어준 아버지 덕분에 일주일간의 자유를 가지게 된다. 7년간의 수감생활에 대한 두려움, 그 후에 전과자로서 살아가야 할 길이 지금부터 걱정인 그에게 세상은 절망뿐이지만, 그에게 남아있는 시간은 24기간뿐이다. 내일이면 감옥에 가야한다. 최근 개봉한 `25시`가 브에나비스타 홈엔터테인먼트에 의해 10월 비디오로 출시된다. 극장에서 놓쳤다면 잠시 기다려 비디오로 빌려보는 것도 괜잖다. 이 작품은 만드는 작품마다 매번 화제로 세인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스파이크 리 감독의 최신작이다. 미국 내 여러 문제들에 대해 자신만의 독특한 스타일로 거침없는 발언을 하는 그가 `스파이더 맨`의 토비 맥과이어와 천사와 악마의 얼굴을 동시에 지닌 `파이트클럽``아메리칸 히스토리 X`의 지적인 배우 에드워드 노튼과 함께 젊은 마약상의 마지막 하루를 그렸다. 바깥세상과 `이별연습`을 준비중인 몬티는 애견 도일과의 산책을 즐기고, 내추럴과의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고, 자신의 알코올 중독 때문에 아들이 돈을 벌기 위해 마약상이 됐다고 자책하는 아버지와의 만남도 갖는다. 늦은 파티에서 몬티의 한 친구는 자신의 머리에 총을 쏘는 시늉을 하면서 이렇게 말한다. “몬티에게 주어진 세가지 선택은 실패할 게 뻔한 도주, 같은 남자에게 성폭행 당할지도 모를 감옥행, 아니면 자살이다. 그러나 결과는 모두 같다” 53회 베를린영화제 경쟁작으로 출품되기도 했던 이 작품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 크게는 이 세상에 대해 이야기하며 우리가 처한 상황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게 만든다. 주연배우 못지 않게 `피아노`의 안나 파킨, `라이언 일병 구하기`의 배리 페퍼, `펀치 드렁크 러브`의 필립 세이무어 호프만 등 뛰어난 조연들의 감초연기도 이 작품의 힘을 실어준다. 스파이크 리 감독의 또다른 매력은 음악. 이 영화 역시 음악이 배우들의 감정선을 잘 조화되고 있다. `정글 피버`이후 스파이크 리와 오래도록 작업을 하고 있는 작곡가 테런스 블랜챠드가 맡았다. <박연우기자 ywpar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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