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라크 공격/바그다드 주요 중심부 장악] 美, 3갈래 전격 진격 단기전 예고

길고도 힘든 싸움으로 예상됐던 바그다드 대회전이 7일(이하 현지 시간) 미군의 전격적인 시내 중심부 진격으로 단기에 끝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날 북부 일부를 제외하고 바그다드를 봉쇄한 미군은 아침 6시를 기해 남서부, 북서부, 남동부 등 3면에서 시내로 동시 진격, 수시간만에 대통령궁 등 중심부 주요 거점을 장악했다. 6일 미 보병 3사단이 탐색전 차원에서 시내 남부로 진격했다가 3시간만에 퇴각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당시까지만 해도 장기전에 대비한 연합군의 초기 정찰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시각이 우세했지만 이날 전격 진격으로 단기 종결론에 다시 무게가 실리고 있다. 그러나 아직 바그다드 총공세로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미 국방부는 바그다드 중심부의 대통령궁 등 주요 거점을 장악했다는 보도가 잇따르자 이날 바그다드 점령을 위한 본격적인 전투가 시작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국방부 대변인 벤 오웬스 소령은 “이것은 바그다드 (점령을 위한 본격적인) 전투를 의미하지 않는다”면서 “그것은 우리는 원할 때 원하는 곳을 갈 수 있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바그다드 시내 외무부 등 주요 청사를 포함, 사담 후세인의 대통령궁 주변의 행정구역들은 여전히 이라크군이 장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연합군이 일부 거점에만 제한적인 장악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라크측은 사담 공항서 미군을 격퇴시켰으며 시내 일부 거점을 장악했다는 미군 주장은 거짓이라고 주장했다. 미군은 바그다드 중심부의 대통령궁 3곳과 공보부 청사, 알 라시드 호텔을 장악하는 과정에서 이라크군의 산발적인 저항은 있었지만 거센 저항은 받지 않았다. 이날 진격에 동원된 부대는 미 보병 3사단 기갑부대로 탱크 65대, 장갑차 45대로 이루어졌으며 이중 탱크 2대는 대통령궁 내부를 샅샅이 수색했다. 현지 기자들은 미군이 탱크들을 앞세우고 바그다드 시내를 가르는 티그리스강의 서쪽 방면에서 바그다드 중심부로 진격했으며 간간히 도주하는 이라크 병사의 모습이 보였다고 전했다. 미 제3보병사단 공보장교 마이클 버밍엄 소령은 “이전까지는 (바그다드에 대한) 단순한 정찰 성격이었으나 이번은 공격다운 공격"이라고 말해 이른바 시가전이 시작됐음을 시사했다. 바그다드 대공세와 함께 이라크 남부와 북부에서도 대규모 공습이 지속됐으며 제 2 도시 바스라에서는 영국군 탱크 200대가 시내로 진격하는 등 좀처럼 무너지지 않던 바스라 완전 장악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부에서는 전략 거점이자 후세인 반대파인 시아파의 본거지인 카르발라가 연합군의 수중에 떨어졌다. 미 제 101 공중강습사단의 대변인 휴 케이트 소령은 예하 2 여단 병력이 이날 치열한 전투 끝에 500여명의 이라크 비정규군을 격파하며 카르발라를 장악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라크 북부에서는 이날 미군기의 오폭으로 쿠르드족 특수부대원 등 최소한 18명이 숨지고 45명이 다쳤다. <이병관기자 comeo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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