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Z 플러스 영남] "외국인 입맛 잡을 막걸리 개발중이죠"

김 홍 수 울산탁주공동제조장 대표
울산 '태화루 막걸리'… 옹기엑스포 건배주 지정
대중화·수출확대'호재'
"태화강 브랜드 살리고 기념관 건립이 꿈"


울산탁주공동제조장(이하 울산탁주) 김홍수(64) 대표는 최근 외국인 입맛을 고려한 막걸리 맛을 찾아 내기 위해 다소 긴장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비록 한 달 여 앞으로 다가왔던 울산세계옹기문화엑스포가 신종플루 확산 우려로 1년 연기됐지만 새로운 맛의 막걸리를 개발하는 마음 만큼은 한 달을 앞두거나 1년을 앞두거나 한가지다. 김 대표는 "3번째 실험 중"이라면서 "외국인들의 입맛을 고려한다면 첫 맛이 보다 부드러운 막걸리를 개발해야 하는데 현재까지는 기대에 못 미쳤고 4~5번째 실험을 마치면 원하는 맛을 낼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35년을 막걸리 업에 종사했다는 그에게 울산세계옹기문화엑스포 공식 건배주 제조 업체로 선정됐다는 것은 기쁜 일임은 분명했다. 개인적으로는 판로 확대의 호재로 작용할 수 있는데다 좀 더 넓게 생각해보면 막걸리에 자부심이 큰 만큼 막걸리 대중화에도 도움될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그는 "울산 태화루 막걸리는 울산지역 막걸리 시장의 90%를 차지하고 있고 인근 양산과 경주지역으로 공급되고 있다"며 "이번 공식 건배주 선정으로 해외 판매 개척에도 나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돼 시장을 확대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막걸리에 대한 그의 애정은 남다르다. 매일 오전 공장을 돌아보면서 하루를 시작하는 게 버릇이 됐다는 김 대표는 막걸리가 발효되는 상태를 눈으로 보고 냄새를 맡으면서 공정과 상태가 정상적인지 여부를 90% 알 수 있다고 확신했다. 그는 이를 두고 "막걸리업에 오래 종사하다 보니 후각과 시각이 발달하게 된 것 같다"며 "다른 곳에서도 남들이 맡지 못하는 냄새를 혼자 맡아 오해를 받는 경우도 더러 있다"고 말했다. 막걸리 브랜드에 얽힌 에피소드도 35년 막걸리업에 종사한 그에게서 들을 수 있었다. 현재 대표 브랜드는 '태화루'지만 10년 전만해도 '태화강'이란 이름으로 판매됐다는 것. 당시 태화강물이 심하게 오염됐을 때라 하루에도 수십 통의 항의 전화를 받았으면서 고심 끝에 바꾼 브랜드가 '태화루'였다. 그는 "3년 전 일본에서 건강에 좋다는 이유로 자색고구마가 인기가 있었는데 그것을 발효시켜 술을 만든 적이 있다. 당시에는 소비자들로부터 관심을 못 받았는데 요즘 국내에서 자색고구마 인기가 높아지고 있어 다시 시도해볼 계획이고 이 술이든 아니면 다른 술이든 새로 개발한 술에 다시 맑아진 '태화강' 브랜드를 꼭 사용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막걸리를 생산하는데 35년을 몸담았지만 그 많은 노하우가 머리 속에만 있고 다른 사람에게 보여줄 수 있는 자료가 없다는 점이 아쉽다"며 "이제라도 자료를 모아 막걸리 기념관을 만들어보고 싶은 게 작은 바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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