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터리] 자신에게 귀 기울이는 여행-송경애 SM C&C 투어익스프레스 대표




어느덧 여행업계에서 일한 지 28년 차가 됐다. 여전히 무언가를 경험했다고 하기에는 부족한 시간이긴 하지만 그래도 주변 사람들에게 '여행'에 대해 나의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을 정도의 시간은 생겼다.

누구나 여행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일상에 지쳐있을 때 여행은 기분전환을 하게 해줄 뿐만 아니라 새로운 에너지를 주는 참 고마운 존재다. 그러다 보니 여행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는 분들도 많고 주변 사람들에게 조언을 구하는 경우도 많다. 인터넷 매체의 발달로 정보를 얻기 쉬워졌다.

패키지 여행도 장점이 있다. 여행 전반에 대한 정보를 보다 손쉽게 손에 넣을 수 있고 골치 아픈 절차도 간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온전히 여행 간다는 기분에만 맞춰 달리다보면 떠나는 날이 다가오니 패키지 여행은 바쁜 현대인들에게 여행의 편리성을 제공해주는 상품임에 틀림이 없다.

하지만 나는 여행에 대해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하고 싶다. 나는 평소에 나만이 즐길 수 있는 자유여행에 관심이 많다. 그래서 투어익스프레스를 통해 자유여행 상품을 직접 출시하기도 했다. 이 자유여행 상품을 출시할 때 나는 여행을 떠나는 주체가 누구인지 생각했다. 여행을 떠나는 주체가 여행사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여행의 주인공은 바로 떠나는 사람 자신이다.

물론 패키지 여행 상품이 나쁘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나는 여행이 자신의 의미와 즐거움을 찾는 과정이라는 것을 생각해봤을 때 좀 더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제약 없이 시간을 보내는 게 도움이 된다는 판단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유여행 상품에 더 집중하게 됐던 것이다.

자신을 비우는 여행을 권하고 싶다. 기왕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는 것이라면 정말 재미있는 시간과 추억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제일 먼저 여행을 떠나는 나 자신을 돌아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행의 목적이 무엇인지 그리고 여행을 통해 어떤 결과물을 얻고 싶은지 생각하고 그에 따라 어떤 방법으로 떠날 것인지 고민해보면 좋을 것 같다.

특히 여행을 떠나도 전혀 사라지지 않는 나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중심에 두고 다른 요소들을 하나씩 채워나가는 과정에 대해 꼭 고민을 해봐야 한다고 본다. 여행에서 돌아왔을 때 남는 것은 사진뿐만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 더 성숙해지고 훌쩍 커 있는 내 모습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여행을 통해 인생을 배울 수 있는 여유를 가져보기를 바란다.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나 자신을 돌아보고 돌아와 힘차게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는 에너지를 얻는 것 또한 중요하다.

여행은 결국 인생의 지혜를 얻어 돌아올 수 있는 나만의 콘텐츠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떤 상품으로 떠날 것인가보다는 나의 이야기를 먼저 고민하기를 권유한다. 내가 중심이 될 때 가장 행복한 여행을 떠날 수 있다. 나 자신에게 귀를 더 기울이는 연습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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