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들의 예금금리 인하 경쟁이 가속화하고 있다.
7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지난달 11일 정기예금금리를 내린 데 이어 이달 5일에도 모든 예금금리를 0.1∼0.2%포인트 인하했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4.15%에서 4.05%로 내려갔다.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지난해 말에는 4.75%에 달했으나 올들어 무려 5차례에 걸친 인하조치로 4.0%에 바짝 근접했다.
우리은행도 지난달에 이어 이달 5일부터 우리사랑 레포츠 정기예금 1년 만기 금리를 4.1%에서 4.0%로, 두루두루 회전정기예금 금리를 4.2%에서 4.1%로 각각 0.1%포인트 내렸다. 조흥은행은 지난달 11일 만기 3개월짜리 금리를 0.1%포인트 내린 데 이어 이달 1일 만기 1년짜리 정기예금 금리를 4.3%에서 4.2%로 0.1%포인트 인하했다.
신한은행도 지난 7월 말 정기예금 금리를 0.2%포인트 내린 후 지난달 20일 만기 1년짜리 정기예금 금리를 4.3%에서 4.1%로 0.2%포인트 낮췄다. 한미은행은 지난달 초 1년 만기 정기예금을 0.1%포인트 인하한 데 이어 같은 달 20일 영업점장 전결금리를 다시 0.05%포인트 내렸다.
제일은행은 7월 말 정기예금 금리를 0.1%포인트 인하한 데 이어 지난달 25일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를 4.4%에서 4.3%로 0.1%포인트 낮췄고 기업은행은 7월 말 만기 3개월 금리를 0.1%포인트 내린 데 이어 지난달 28일자로 만기 1년 금리를 다시 0.1%포인트 인하했다.
이처럼 은행권의 금리인하 경쟁이 가속화하는 것은 양도성예금증서(CD)나 금융채 등 실세금리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어 적정 예대마진을 확보하려면 수신금리를 하향 조정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들어 거의 한달에 한번꼴로 정기예금과 요구불예금 금리인하가 반복되면서 퇴직자 등 금리생활자들의 생활이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을 뿐 아니라 저축의욕을 크게 떨어뜨리고 있다. 특히 대출금리는 3개월 주기 CD금리에 연동되기 때문에 하락속도가 느린데다 최근 실시된 일부 인하조치마저 수요가 거의 없는 장기대출이라는 점에서 서민층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돈 굴릴 데를 찾지 못하는 은행들로서는 상반기 적자를 만회하려면 예대마진을 늘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앞으로도 실세금리 하락세가 지속되고 유동성이 갈수록 넘쳐 날 것으로 보여 `정기예금 금리 연 3% 시대`도 멀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조의준기자 joyjune@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