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의 채무가 금융 위기 직전 이후 40% 이상 증가해 지난해 중반까지 100조 달러(액면 기준)를 초과했다고 국제결제은행(BIS)이 9일(현지시간) 집계했다.
BIS는 이날 낸 분기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히면서 선진국의 양적완화와 기업의 차입 증가를 주요 원인으로 지적했다. 보고서는 채무 중 국채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2007년 중반보다 약 80% 증가한 43조 달러로 집계했다. BIS는 발행국의 자국 국채 보유가 갈수록 늘어난다면서 이는 “위기로 금융 국제화 추세가 부분적으로 역전됐음을 보여주는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은행 쪽도 그런 추세가 완연하다면서 특히 유럽 은행 간 여신 위축이 두드러다고 덧붙였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 메릴 린치 집계에 의하면 국채를 비롯한 각종 공채와 기업채, 그리고 모기지채권을 포함한 모든 채권의 수익률이 2007년 4.8%를 초과하던 것이 평균 2% 수준으로 크게 떨어졌다. 채권 수익률 하락은 채권 가치가 그만큼 뛰었다는 의미다. 블룸버그가 미국 재무부 집계를 토대로 분석한 바로는 채권시장에서 거래되는 미 국채는 2007년 말 4조 5000억 달러이던 것이 기록적인 12조 달러로 증가했다. 기업채는 이 기간에 21조 달러 이상으로 늘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 메릴 린치는 이 기간에 국공채는 평균 27%의 투자 실적을 냈지만 회사채는 40%를 넘어선 것으로 비교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해 말 낸 보고서에서 주요 7개국(G7)의 근본 적자(primary deficit: 재정 적자에서 이자 상환분을 공제한 규모) 비율이 2010년 평균 5.1%이던 것이 올해 1.2%로 크게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 때문에 선진국들이 올해부터는 재정 긴축의 늪에서 헤어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시장이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