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투톱' 정부 4대강 자료 싸고 시각차

한나라 '투톱' 정부 4대강 자료 싸고 시각차
"차기 당대표 경쟁 돌입" 관측도

정몽준당대표

한나라당 투톱인 정몽준 당 대표와 안상수 원내대표가 18일 여야 간 쟁점인 정부의 4대강 예산 세부내역 제출과 관련해 미묘한 시각차이를 보였다. 정 대표는 정부의 제출자료만으로는 국민과 야당을 설득하는 데 부족하다는 점에 초점을 맞춘 반면 안 원내대표는 자료가 충분한데도 야당이 국회 예산심의를 거부하는 등 억지를 부린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엇박자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당 조기 전당대회, 세종시 문제 등을 놓고 노출된 두 사람 간 갈등의 연장선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내년 7월 예정된 전당대회를 앞두고 두 사람이 벌써 차기 당 대표 경쟁에 돌입한 게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온다. 정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ㆍ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정부의 역점 추진사업에 국민과 야당이 관심을 갖고 상세자료를 요구하는 취지를 정부가 알아야 한다"면서 "상세한 자료 제출을 통해 야당을 설득하는 성의를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또 "정부는 다른 사업과 동일 수준의 자료를 제출했고 추가로 공구별 자료도 제출했다고 한다"면서 "지금까지 관행으로 볼 때 충분하다고 하지만 그 중요성을 감안하면 보다 적극적인 자세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안 원내대표는 같은 회의 자리에서 "야당이 4대강 살리기 예산의 구체적 세목이 없다면서 심의를 거부하고 있으나 정부는 과거 어느 사례보다 더 상세한 공구별 자료를 추가로 제출하는 등 법정서류와 설명자료를 국회에 제출했다"며 "예비비 사업은 김대중ㆍ노무현 전 대통령 때도 총액예산으로 편성했으나 한나라당이 야당일 때 문제 삼은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안 원내대표는 이어 "(민주당의 주장은) 원천적으로 4대강을 막거나 지연하기 위한 정략적 정치공세인 만큼 예산안이 이번 정기국회에서 즉시 통과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의 한 관계자는 "원외였던 박희태 전 대표와 원내였던 홍준표 전 원내대표로 짜인 18대 국회 1기 당 지도부와 달리 모두 원내인 정 대표와 안 원내대표의 역할분담이 사실 명확하지 않은 측면도 있다"며 "당내 역할, 여권 역학관계와 개인적 스타일 등으로 볼 때 정 대표와 안 원내대표가 항상 합창만 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 아니냐"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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