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는 유기농 전성시대

웰빙 붐에 과자 유해성 파동겹쳐 인기몰이
먹거리서 생활용품으로 확산 매출도 늘어
백화점·할인점·온라인쇼핑몰서 주력 부상


유기농 쌀ㆍ건빵에서 유기농 셔츠ㆍ로션ㆍ베개까지. 유기농 바람이 거세다. 웰빙 붐과 함께 최근 과자 유해성 파동까지 겹치면서 유기농 먹거리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1자녀 가족과 고소득층이 크게 늘어나자 백화점ㆍ할인점 등 오프라인 매장뿐 아니라 온라인쇼핑몰도 유기농 부문을 앞 다퉈 강화하고 있다. 관련 제품도 과일ㆍ야채 등 식품 위주에서 화장품ㆍ비누ㆍ의류ㆍ침구류 등 생활용품 전반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매출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유기농 코너 주력으로 부상=유기농 부문은 더이상 백화점이나 할인점의 ‘구색 맞추기용’이 아닌 핵심사업이다. 이마트는 무농약흑미건빵 등 12종류 과자를 파는 유기농 과자 전문매장이 별도로 있다. 생활전문매장인 ‘자연주의’를 통해서는 곧 무농약쌀을 비롯해 친환경 사과, 친환경 깐마늘 등 품목 수를 늘릴 방침이다. 갤러리아백화점은 식품관에 친환경 농산물로 구성된 ‘후레쉬고메’ 매장을 운영 중이다. 롯데마트는 친환경 유기농제품을 취급하는 ‘자연愛찬’을 마련해 채소ㆍ과일 등 200~300여 품목을 판매 중이다. 최근엔 신선식품 고급PB인 ‘와이즐렉 유기농’ 15종을 출시했다. 홈플러스는 양배추ㆍ파프리카 등 양채류와 녹즙용 채소까지 100여종의 친환경 농산물을 선보이고 있다. 롯데백화점 본점은 지난해 하반기 친환경 유기농 매장을 기존 야채ㆍ청과 코너에서 분리해 식품가 대표 매장으로 꾸몄다. 신세계닷컴은 최근 쿠키ㆍ떡 등 다양한 유기농 전통 간식거리를 내놓았다. ◇먹거리에서 생활용품으로 확산=최근 유기농 바람은 식품류에서 생활용품 전반으로 퍼지고 있다. 현대백화점 목동점은 지난달 ‘오가닉코튼’ 아동브랜드 매장을 오픈했다. 친환경(오가닉) 소재만을 사용해 만든 의류 및 용품 매장으로 백화점에서는 처음으로 선보인 것. 천호점은 19일까지 ‘오가닉 페어’를 열고 유아 및 아동의류, 침대, 침구류 등을 망라한 친환경 상품 행사를 펼친다. 갤러리아백화점도 오는 20일까지 자연적인 농사법으로 키운 면 등으로 만든 유ㆍ아동용 유기농 의류 판매행사를 갖는다. 신세계백화점은 유기농 전문브랜드인 ‘아베다’에서 헤어케어 제품부터 화장품ㆍ샴푸ㆍ비누 등을, 유아용품 매장에서는 유기농 유아 스킨케어 제품을 비롯해 로션ㆍ바디용품 등 다양한 생활용품을 판매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자사 남성 셔츠 브랜드인 ‘헤르본’의 경우 각종 해조류 등 친환경 건강소재를 활용한 ‘SEA CELL 셔츠’를 선보이는 한편 레노마 등 일반 브랜드에서도 100% 천연소재 셔츠를 내놓았다. ◇유기농 제품 판매 가속도 붙어=유기농 바람은 유통업체 매출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이마트의 경우 지난주 말 일반 과자 매출은 평소보다 10% 줄어든 반면 유기농 과자는 20%가량 증가했다. 롯데백화점은 친환경 농산물 매출이 이달 들어 전년 대비 40~50% 늘어났다. 수입 유기농 씨리얼의 경우 본점 매장에서 하루 10여개 판매되던 것이 30개 이상으로 껑충 뛰었다. 신세계백화점은 유기농 식품값이 30~50% 비싸지만 매출은 전년 대비 55% 늘어났다. 특히 사과ㆍ배 등 유기농 청과는 100% 신장세를 기록했다. 홈플러스의 경우 매년 10~20% 신장률을 기록한 데 이어 이달에는 전월보다 25% 늘어났다. 브로콜리 등 유기농 양채류는 지난해 동기 대비 1.5배 이상 급증했다. 갤러리아백화점의 친환경 농산물 매출은 식품매장 전체 야채ㆍ청과 매출 비중의 50%에 육박했다. 롯데마트 역시 과일 90%, 잡곡 70%, 양념류 55% 등 올 1~2월 유기농제품 매출이 전년보다 크게 높아졌다. 풀무원이 운영하는 유기농 전문 매장 ‘올가’에서는 과자 파동 이후 올가 통밀 스낵, 쌀 스낵, 흑미 스낵 등의 매출이 20% 이상 상승했다. 총 17개 매장을 운영 중인 올가는 과자 파동 직후인 지난 9~16일까지 8일 동안 스낵류 매출이 1~8일까지 매출에 비해 24%나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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