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빈 사무실 증가세가 지속되면서 그동안변동이 거의 없었던 오피스 월세가 4분기 하락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부동산자산관리업체 ㈜저스트알이 서울소재 10층 이상, 연면적 2천평 이상오피스빌딩 632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 4분기 평당보증금은 49만7천원, 평당월세는 4만5천원으로 월세가 전분기에 비해 2.2%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오피스 월세가 하락한 것은 올들어 처음으로 작년 4분기 이후 빈 사무실이 계속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월세는 소폭 오르거나 변동이 없었다.
월세 하락에 따라 4분기 환산전셋값(보증금과 월세를 합해 전세로 전환한 가격)은 평당 442만7천원으로 전분기에 비해 1.5% 하락하면서 전분기(-0.5%)보다 하락폭이 확대됐다.
작년 4분기 이후 계속 높아졌던 공실률은 4분기 5.0%로 전분기에 비해 0.1%포인트 낮아졌지만 1년전에 비해서는 1.5%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4분기 공실률이 소폭 하락했음에도 월세가 하락한 것은 공실에 따른 영향이 가격에 시차를 두고 반영되기 때문이라고 저스트알은 설명했다.
저스트알 신선미 팀장은 "3분기에는 공실증가에 따른 임대료 하락 압력을 보증금 인하로 해소했지만 4분기에는 월세까지 하락해 시장 침체의 골이 깊어졌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4분기 환산전셋값 변동률을 권역별로 보면 그동안 공실률이 급등했던 여의도와기타권역이 각각 전분기에 비해 3.8%, 3.6% 내려 특히 하락폭이 두드러졌으며 강남권(-1.1%), 중구.종로구 일대(-0.1%) 등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또 등급별(기준:건물노후도, 입지 등)로는 ▲A등급 -1.6% ▲B등급 -2.1% ▲C등급 -1.9% 등 프라임등급(0.2%)을 제외한 모든 등급이 하락해 외곽과 하위등급 빌딩에서 나타났던 임대료 하락세가 전체로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올해 빌딩 매매 건수는 28건, 거래 면적은 22만5천평으로 작년(29건, 28만평)에 비해 줄어든 가운데 외국자본이 매입한 빌딩금액은 전체 매매금액의 57%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중 매도자는 단기성 자본이, 매입자는 장기성 자본이 각각 주를 이뤄 외국인 매입주체가 단기성 자본에서 장기성 자본으로 전환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상반기에는 외국자본의 매입금액이 66%를 차지했지만 하반기에는 국내자본의매입금액이 전체의 55%를 차지하면서 강세를 보였다.
신 팀장은 "내년 경제전망도 밝지 않아 내년 상반기 공실률 상승세가 이어지고임대료도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며 "기업 구조조정으로 빌딩 매물이 증가하는 가운데 리츠와 펀드가 매매시장에서 주요 수요자로 부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연합뉴스) 김희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