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주식형펀드 10개 중 7개의 수익률이 주식시장 평균에도 못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내년 상반기까지 증시가 부진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보고 당분간 인덱스펀드나 중소형주펀드 위주의 투자 전략을 짜는 게 유효하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14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국내주식형펀드의 연초 후 평균 수익률은 2.95%로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4.12%)을 한참 밑돌았다.
특히 전체 연초 후 수익률이 존재하는 국내 주식형펀드 713개 중 코스피지수(4.12%) 이하의 수익률을 보인 곳은 전체의 69.85%인 498개에 달했다. 반면 증시 평균을 웃도는 펀드수는 215개(30.15%)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 59.5%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것이며 최근 5년내 가장 낮은 수치다.
유형별로는 코스닥 시장을 중심으로 한 중소형주 강세현상이 이어지며 중소형주식 펀드가 연초 후 11.41%의 수익률을 올려 가장 높은 성적을 냈다. 연말 효과로 배당주펀드도 6.26%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반면 코스피 200지수를 따라가는 K200인덱스 펀드는 3.66%, 대형주 중심의 일반주식펀드는 2.09%로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펀드 수익률의 이 같은 부진은 올 들어 특정 종목에 대한 쏠림과 중소형주 강세가 차례로 이어지면서 펀드매니저들이 종목 분산 및 투자에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배성진 현대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대비 초과수익을 추구하는 액티브펀드들은 올해 상반기 삼성전자의 독주, 하반기 개별종목 장세로 시장 수익률 이상의 성과를 달성하기가 쉽지 않았다"며 "이에 따라 펀드 유형간 수익률 차별화가 심화된 상태”라고 분석했다.
한편 내년 상반기까지는 중소형ㆍ인덱스 펀드 중심의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당장 국내 증시를 상승시킬만한 모멘텀이 부족한 상황에서 주가나 증시가 현재 흐름을 크게 벗어날 가능성이 없다는 것이다. 배 연구원은 "내년에도 국내 경제 성장률 둔화, 대기업에 대한 견제, 투자감소, 이익성장률 정체 등 주가를 상승시킬 만한 동인이 부족하다"며 "이 같은 점을 고려할 때 증시도 지지부진한 박스권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이 같은 장 상황에서는 중소형펀드나 인덱스펀드가 상대적 강세를 나타내 왔다"며 "중국 및 미국의 경기가 크게 회복되는 모습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당분간은 이와 같은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고, 이에 따라 내년 상반기까지는 중소형, 인덱스펀드의 비중을 높이는 전략이 유효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특정 유형 펀드로의 비중확대보다는 스타일별 분산투자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김대열 하나대투증권 펀드리서치팀장은 "미국의 재정절벽, 부채한도 상향조정 등 대외 이슈를 고려할 때 내년 상반기까지 지수가 크게 상승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변동성으로 인해 (시장에) 대응하기 어려운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펀드 스타일별 분산투자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