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전은 올해 유연탄 등 원재료 가격의 하향 안정에 힘입어 지난해 겪었던 최악의 실적부진에서 벗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한전 배전사령실에서 근무자들이 배전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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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이 올해 에너지가격 하향안정을 기반으로 수익성 악화 굴레에서 벗어날 것이란 기대감을 한껏 높이고 있다.
한국전력은 지난해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피해를 가장 많이 입은 곳 중 하나다. 전기 생산 주연료인 유연탄 가격이 지난해 상반기 크게 상승한 데다 환율마저 급등했지만 정부의 물가안정 대책에 따라 전기요금 인상폭은 적정원가 상승분에는 턱없이 못 미쳤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 한국전력은 지난해 최악의 상황에서는 벗어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한전 주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연료비의 움직임이 지난해 하반기 이후 하락 안정세가 지속되는 데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둔화되면서 전기요금 인상도 일정 부분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해 10월 말 2만원대마저 붕괴됐던 주가는 한 달여 만에 3만원이 넘는 급반등세를 보였고 1월 들어서도 역시 2만원대 후반의 안정적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한국전력은 자체적으로 올해도 대규모 적자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전이 직접 작성한 ‘2009년 운영계획 및 손익계산’에 따르면 올해 한전의 비용은 36조1,376억원, 수익은 33조3,629억원으로 비용이 수익을 2조7,747억원 초과할 것으로 예상됐다.
한전은 이를 근거로 올해 전기요금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을 펴고 있고 전기요금을 지역난방이나 도시가스 요금처럼 수시로 조정할 수 있게 하는 연료비 연동제 시행을 적극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김진성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전이 경기방어주와 배당주로 인식되기 위해서는 연료비 연동제가 필수지만 도입여부와 시기는 미지수”라면서 “안정적 실적을 위해서 전기요금 산정기순의 준수가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회사 측의 부정적 예측에도 불구하고 일부 증권사들은 올해 통합 기준 영업이익이 흑자를 보일 것이란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하나대투증권은 “원ㆍ달러 환율이 안정적이라면 올해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4조3,000억원 증가해 1조9,000억원 흑자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지난해 3ㆍ4분기 이후 에너지 가격 하락으로 올해 연료비가 3조5,000억원 가량 감소할 것이라는 배경에서다. 특히 한전 연료비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천연액화가스(LNG) 연료비의 경우 국제유가 변동 대비 1~2분기 후행하는 성격을 띄는데 이 때문에 올해 LNG 평균도입 단가는 지난해에 비해 40%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석탄 도입단가의 대폭적인 하향 조정 예상도 한전 주가의 미래를 밝게 한다.
송재경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석탄 현물가의 하락과 올해 한전의 석탄 장기 도입물량 중 일부가 당초 예상보다 낮은 가격으로 체결된 결과를 반영한다면 석탄 도입단가의 대폭적인 하향 조정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경자 신영증권 연구원은 “적자가 누적되는 상황에서 물가상승률 압력이 다소 낮아지면서 요금인상 적기가 임박하고 있다”며 “올해부터는 개선되는 실적으로 지금의 저평가 상태에 주목할 이유가 생기고 있다”고 분석했다.
외국계 증권사들도 한전에 대해 최악의 상황은 지났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JP모건은 최근 “유가 하락세로 연료 비용과 설비비용 부담이 줄어 올 하반기부터는 수익성이 눈에 띄게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쌍수(사진) 한전 사장은 “국내 전력수요의 성장 둔화가 예상되지만 해외사업 영역 확대와 지역 다변화 등으로 다양한 수익원을 창출한다는 계획을 마련해 놓고 있다”며 “R&D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녹색성장 사업등 차세대 성장동력 기술을 전략적으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