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매니지먼트산업도 스타 캐릭터를 개발ㆍ발굴한다는 점에서 K팝 스타를 키워내는 연예매니지먼트산업과 구조가 똑같습니다. 게다가 다른 콘텐츠산업과 달리 한번 자리를 잡으면 기복없이 안정적인 사업구조를 가져갈 수 있다는 강점도 있지요."
8일 서울 구로동 본사에서 만난 강문주(40ㆍ사진) 선우엔터테인먼트 사장은 국내 캐릭터산업 성공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캐릭터산업의 경우 애니매이션 등 영상뿐 아니라 온갖 생활용품에 적용할 수 있어 안정적인 수익 모델이 가능하다는 것.
이 회사는 애니메이션 기획ㆍ제작을 비롯해 캐릭터 라이선싱ㆍ유통사업까지 하고있다. 핀란드산 스마트폰 게임 캐릭터로 유명한 앵그리버드의 국내 유통사이기도 하다. 지난 1974년 CF광고 제작회사로 출발해 1989년부터 애니메이션 기획ㆍ제작사업에 뛰어들었다. 주로 미국 거대 애니메이션 회사들과 외주 형식의 거래를 해왔고 주거래처인 디즈니와는 업계내 최장기간인 24년째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120억원 가량.
캐릭터 라이선싱ㆍ유통 부문은 고부가가치사업을 찾아 지난 2005년께부터 시작해 지금은 전체 매출의 70%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성장했다. 단순히 캐릭터 판권만 보유한 것이 아니라 각종 캐릭터 상품을 직접 기획하는 업무도 맡고 있다. 현재 보유 캐릭터에 대해 70여개 국내 업체와 계약을 맺고 완구ㆍ제과ㆍ골프공 등 800여개 제품을 내놓고 있다. 만들어진 캐릭터 상품 가운데 수준이 높은 제품은 일본ㆍ호주ㆍ중국 등에 역수출까지 하고 있다. 현재 유럽과 미국시장 진출도 검토 중이다.
강 사장은 "콘텐츠회사 이름에 '엔터테인먼트'를 붙인 것도 아마 선우가 최초일 것"이라며 "현재 주력 캐릭터는 앵그리버드지만 자체 개발 캐릭터를 비롯해 라이선싱이 가능한 다른 캐릭터들도 적극 알아보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1998년 애니메이션 기획 부문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입사 11년만인 지난 2009년 사장으로 승진했다.
강 사장은 선우엔터테인먼트의 사업 영역을 애니메이션 영상, 캐릭터 상품 유통을 넘어 테마파크로까지 넓힐 구상을 하고 있다. 올 겨울방학쯤 서울의 쇼핑몰을 대상으로 세계 최초의 앵그리버드를 테마로 한 1호 파크를 열 예정이다. 그는 "캐릭터산업은 영상으로 먼저 접하고 제품으로 경험한 뒤 테마파크를 방문해야 비로소 완성된다"며 "어린 시절 테마파크에서 즐긴 기억은 평생토록 가기 때문에 캐릭터에 대한 충성심도 깊어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선우엔터테인먼트는 내년 KBS 방영 목표인 자체 개발 애니메이션 '테드와 도리'제작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테드와 도리'는 곰, 다람쥐 등 동물 캐릭터가 자연현상을 대상으로 활약하는 탐정물로 미취학 아동을 타깃으로 한 작품이다. 디즈니를 비롯해 벌써 12개국 업체들이 선구매 의향서를 보냈을 정도로 관심을 보이고 있다. 또 지난해부터는 일본의 인기 애니메이션인 '마르코는 아홉살'에 대한 캐릭터 판권도 획득, 올해부터 여자아이들을 타깃으로 활발히 사업을 펼치고 있다.
강 사장은 "한국 애니메이션은 미취학 아동 타깃 작품에 대해서만큼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이미 국내 시장은 대부분 장악한 상태"라며 "해외에서도 한국의 관련 애니메이션 실력을 많이 인정해주는 분위기"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애니메이션산업이 일자리 창출에는 최고라는 입장을 강조했다. 그는 "애니메이션산업은 다른 비용 없이 인건비만 70~80%가 소요되기 때문에 산업 전체 매출이 100억원 늘때마다 연간 200~250명을 정직원으로 추가 고용할 수 있다"며 "뽀로로의 경우처럼 초기 성장이 다소 어려울 뿐 한번 궤도에 오르면 캐릭터를 통한 부가수입을 통해 예측가능한 수익도 얻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강 사장은 이어 "앵그리버드를 만든 핀란드의 로비오의 경우도 처음 계약했던 2011년 당시 20여명에 불과했던 직원이 현재 650여명 가까이 늘었고 지난해 영업이익률도 60%를 넘겼다"고 강조했다.
강 사장은 또 IBK기업은행뿐 아니라 문화콘텐츠 지원사업이 제1금융권에서 더 활발히 확산됐으면 하는 바람도 피력했다. 그는 "그동안 무형자산인 문화콘텐츠에 대한 평가기준이 없다 보니 금융권 이용이 매우 어려웠는데 최근 IBK기업은행의 시도가 정말 큰 도움이 된다"며 "애니메이션업계에서도 K팝의 싸이나 앵그리버드처럼 충분히 성공 사례가 나올 수 있다는 점을 알아줬으면 한다"고 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