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위 LED기업인 서울반도체가 글로벌 LED기업들의 잇단 특허소송으로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업체들의 잇단 소송은 세계 LED조명 시장에서 서울반도체의 급성장세에 제동을 걸기 위한 전략. 하지만 이같은 해외 LED기업들의 공세 속에서도 서울반도체는 올해 국내외에서 매출 1조원 돌파를 내다보고 있어 그 비결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반도체는 최근 필립스와 특허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소송전은 필립스가 지난 4월 서울반도체를 상대로 미국 법원에 특허침해소송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이에 서울반도체는 '오히려 필립스가 서울반도체 특허를 침해했다'고 주장하며 최근 독일 법원에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면서 맞소송으로 번졌다. 서울반도체의 특허소송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미 일본 니치아와 3년여에 걸친 특허분쟁 끝에 2009년 크로스 라이선스(특허 상호사용)를 체결한 바 있다. 2005년에는 대만 AOT와의 특허소송에서 승소하기도 했다. 최근 필립스의 특허소송 제기 역시 세계시장에서 서울반도체의 급성장과 관련한 견제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실제 서울반도체는 지난해 8,390억원의 매출을 거둬들이며 3년 전(2,502억원) 대비 330%가량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에는 전체 매출 중 절반은 해외에서 거둬들이며 전세계 LED시장 점유율 4위 기업으로 우뚝 섰다. 업계에서는 오는 2012년부터 유럽연합(EU) 국가들이 백열등 대신 LED조명 사용을 의무화하는 법안의 시행을 앞두고 있어 이번 필립스의 소송은 '유럽 텃밭'을 지키려는 필립스의 선제공격으로 풀이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글로벌 LED기업인 필립스의 소송 제기는 역으로 세계 무대에서 서울반도체의 입지 확대에 대한 반증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래도 서울반도체 입장에서는 필립스와의 소송전이 부담스럽다. 이미 니치아와의 장기 소송전을 한바탕 치르며 수백억원대의 소송비용이 발생, 한때 영업이익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어려움을 겪기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간 해외 기업들과의 소송을 거치며 축적된 인력과 노하우로 필립스와의 소송전 및 향후 글로벌 기업들의 특허공세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계획이다. 회사는 사내에 특허전담팀을 꾸려 2005년 3명이던 특허전문인력을 10여명까지 확대했다. 또 전세계에서 6,000개의 관련 특허를 확보하고 있는 상태다. 이와 함께 해외에서 경쟁하는 니치아와 독일 오스람, 미국 크리 등 글로벌 기업들과 크로스 라이선스를 확대해 소송전을 사전에 차단하는 전략도 병행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국내 LED기업들의 해외시장 진출이 가속화될수록 해외 기업들과 특허분쟁에 휘말릴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이에 대한 체계적인 대응책을 주문하고 있다. 한국LED보급협회의 경우 국내 LED기업들의 국제 특허분쟁에 대비해 삼일 회계법인과 양해각서(MOU)를 최근 체결했다. 아울러 향후 국제적인 법무법인과 업무제휴를 확대해 국내 업체들의 특허 문제를 지원할 계획이다. LED보급협회의 정현정 팀장은 "그동안은 국내 기업들이 특허 문제를 안일하게 인식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앞으로는 제품 개발단계에서부터 해외 특허 부분을 꼼꼼하게 따져 불필요한 특허 분쟁을 사전에 방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서울반도체는 필립스와의 소송전에도 불구하고 올해 매출 1조6,000억원 달성을 내다보고 있다. 회사는 한 발 더 나아가 LED TV용 BLU 출시가 본격적으로 증가한 동시에 하반기 이후 전세계 LED조명 시장 활성화에 대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 초부터 7월 말까지 모두 517억여원을 투입해 생산시설 증설을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