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가 올해 국내에서 열린 마지막 평가전 상대인 북중미 강호 코스타리카에 무릎을 꿇었다. 슈틸리케호 출범 이후 첫 패배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5위인 코스타리카와의 평가전에서 1대3으로 패배했다.
FIFA 랭킹 63위인 한국은 0대1로 뒤지던 전반 45분 이동국(전북)의 동점골이 터졌지만 코스타리카의 셀소 보르헤스(AIK)에게 후반 2분 결승골을 내준 데 이어 후반 32분 오스카르 두아르테(브뤼헤)에게 쐐기골까지 허용하며 실력차이를 실감해야 했다. 코스타리카의 보르헤스는 전반 38분 선제골에 이어 결승골까지 책임져 팀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코스타리카전을 마지막으로 국내 평가전 일정을 모두 마친 슈틸리케호는 오는 11월14일 요르단, 11월18일 이란과 평가전을 치르기 위해 중동 원정에 나선다.
슈틸리케 감독은 파라과이 평가전에서 내세웠던 베스트 11에서 8명을 바꾼 선발진을 내세워 강호 코스타리카와 맞섰다. 이동국이 원톱 스트라이커를 맡은 가운데 좌우 날개에 손흥민(레버쿠젠)과 이청용(볼턴)이 배치됐고 파라과이전(2대0승)을 통해 '슈틸리케호 황태자'로 급부상한 남태희(레퀴야)가 처진 스트라이커 겸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섰다.
최정예 멤버로 나섰지만 브라질 월드컵 8강 멤버가 거의 그대로 나온 코스타리카를 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나마 위안은 이동국의 '한 방'이었다. 월드컵 명단에서 배제된데다 지난 10일 파라과이전에서도 두 차례 결정적인 골 기회를 놓쳤던 이동국은 이날은 공격 진영을 폭넓게 오가며 기회를 엿보더니 결국 전반 막판 손흥민의 빠른 크로스를 감각적으로 건드려 골망을 출렁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