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과다 섭취하면 장 민감도 둔화된다

지방을 많이 섭취하면 배가 찼을 때 이 사실을 뇌에 알리는 장(腸) 호르몬 신호가 차단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 미하이 코바사(영양학) 박사는 '영양학' 8월호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고지방 식사는 만복이 되었을 때 뇌에 포만감을 일으켜 식욕억제 호르몬인 콜레시스토키닌(cholecystokinin-CCK)의 민감도를 둔화 시킨다는 사실이 쥐 실험에서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콜레시스토키닌은 지방과 단백질 소화를 돕기 위해 소장에서 분비되는 호르몬. 배가 찼을 때 ‘만복신호’를 뇌에 보내 그만 먹을 때가 됐음을 알리는 기능을 수행한다. 코바사 박사는 쥐를 두 그룹으로 나누어 각각 3주 동안 지방이 많은 먹이와 지방이 적은 먹이를 먹게 한 뒤 지방이 많은 간식을 주자 고지방 식사 그룹이 저지방 식사그룹보다 더 많은 양을 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이들에게 콜레시스토키닌을 투여하자 저지방 식사 그룹은 간식을 더 이상 먹으려 하지 않은 반면, 고지방 식사 그룹은 간식을 더 많이 먹었다. 코바사 박사는 이 실험결과는 고지방 식사를 계속하면 콜레시스토키닌의 기능이 무력화 된다는 사실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사람도 쥐들과 다를 것이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사람도 약2주 동안 고지방 식사를 계속하면 서서히 기름기 많은 식사에 물리는 경우가 있으며 이는 애초부터 지방섭취량이 과다했음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코바사 박사는 지적했다. 이 실험결과는 또 음식 섭취량에도 신경을 써야 하겠지만 식사내용을 어떻게 구성하느냐가 더 중요함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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