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거래소 개장후 최대위기

한국선물거래소가 노사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이사장이 노조와 시민단체의 퇴진 요구까지 받아 개장 4년 만에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한국선물거래소 노동조합(위원장 배흥수)은 지난 18일 강정호 이사장 퇴진을 공식 결의했다. 이어 노조는 이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탄원서를 청와대에 보냈다. 노조는 “강 이사장이 지난 1년간 파행 경영으로 노사갈등을 야기, 선물시장의 발전에 큰 불안요인이 돼 왔으며 주가지수선물 옵션의 이관 준비 등 중요한 현안을 외면해 이같이 결의했다”고 밝혔다. 선물거래소 노조는 이사장 퇴진 등을 요구하며 지난 11일부터 무기한 농성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선물거래소의 갈등은 임원진에 대한 불신에서 비롯됐다. 강 이사장은 지난해 6월 자신의 연봉을 증권거래소 수준으로 맞춘다는 이유로 1억9,500만원으로 대폭 올리고 성과급을 연봉의 100%(최소 60%)까지 지급할 수 있도록 보수 규정을 고쳤다. 또 7월에는 임원들의 상여금으로 연봉의 5%를 지급하도록 했다. 지난해 성과급 80%를 포함한 이사장의 연봉은 3억5,000 여 만원으로 강 이사장 부임 이후 1년 여 만에 임금이 배 이상 올랐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설립된 지 4년밖에 안된 선물거래소가 47년 역사를 가진 증권거래소와 임금수준을 동일하게 적용한 것은 두 시장의 규모와 거래량 등과 비교하면 이치에 맞지 않는다”며 “증권시장 통합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선물거래소가 노사갈등을 계속하고 있는 것은 부산시민의 기대를 저버리는 처사”라고 말했다. <김진영기자 kjy@sed.co.kr>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