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잠재 부실고객 대대적 정리

은행권이 또다시 신용카드 잠재부실 고객들을 상대로 대대적인 정리작업에 착수한다. 작년말 과 올해 초 `돌려막기` 다중채무자들을 대거 정리하기는 했지만 경기회복지연으로 신용도가 낮은 고객들이 또다시 부실화할 가능성이 높자 추가로 불량고객 `솎아내기`에 나선 것이다. 27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카드와 합병한 국민은행은 다음달중 잠재 불량고객 30만∼50만명의 회원에 대해 거래중지를 의미하는 `현금서비스한도 0`조치를 내리는 등 한도를 대폭 축소함으로써 부실요인을 사전에 차단한다는 방침이다. 이들은 국민은행 BC카드사업본부와 국민카드의 중복회원 100만여명 가운데 연체가 잦거나 신용등급(BSS)이 낮고 여러 금융기관에 빚을 진 다중채무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월말 현재 국민은행의 카드다중채무자는 50만3,000명으로 채권잔액은 1조3,800억원에 이르고 있다. 국민은행 고위관계자는 “지난 5월부터 실질적인 카드연체가 줄어들긴 했지만 경기상황이 여전히 불확실해 신용도가 낮은 고객층의 잠재부실을 어떤 식으로든 정리할 필요가 있다”며 “그러나 한도를 너무 급격히 줄일 경우 신용불량자를 양산할 우려가 있는 만큼 단계적으로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흥은행도 다음달부터 연체가 잦고 신용도가 낮은 잠재 불량고객 10만명(채권잔액 2,000억원)에 대해 한도 대폭 축소방식으로 `디마케팅(demarketing)`에 나서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조흥은행 관계자는 “경기가 여전히 불투명해 부실화 가능성이 있는 고객들을 연내에 정리할 계획”이라며 “구체적인 시행방안을 마련중”이라고 말했다. <조의준기자 joyjun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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