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취업 전략/전문직종엔 ‘좁은문’ 아니다/하반기 취업정보

◎올 취업예정자 15만명… 평균 6대1/금융·정보통신·법률부문 수요늘어/50대그룹 채용비율 해마다 증가세/행정고시 등 공무원도 13% 의무채용올 여대생들의 취업문은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기」에 비유될만큼 좁다. 지난해 여성대졸자 7만7천명중 취업한 인원은 모두 1만8천명으로 취업률은 23%였다. 직종도 유통·항공·서비스중심의 업종에 집중돼있다. 더욱이 올해 입사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여대생은 내년 2월 졸업예정자 8만여명을 포함해 약 15만명 정도로 추산되고 있으나 일자리는 고작 2만5천여개로 평균 6대1의 경쟁률이 예상된다. 그러나 너무 낙담할 상황만은 아니라는 게 취업전문가들의 일반적 분석이다. 그동안 남성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직무에 여성의 참여가 두드러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금융·정보통신·법률 등 산업구조가 서비스화, 소프트화함에 따라 전문여성인력 수요도 점차 늘고 있다. 지난해 증권업의 핵심업무로 남성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던 기업분석 부문에 20대 신입여성사원 6명을 한꺼번에 배치해 업계의 화제가 됐던 동서증권이 그 좋은 예. 권영건 조사팀장은 『과거 남성팀이 대부분 담당하던 조사팀에 여성인력을 한꺼번에 배치한 것은 우수한 여성인력을 활용해 기업경쟁력을 높이고자 하는 사장의 의지 때문』이라며 『조사분석은 남성보다 오히려 여성의 섬세함과 치밀한 감각이 필요한 부서』라고 설명했다. 대우 인력관리위원회의 관계자도 『예전엔 접대, 출장 등의 문제로 영업직으로의 여성인력 배치가 상상하기 힘든 문제였지만 최근엔 남성보다 더욱 사교적이고 적극적인 성격의 여성들이 많아지고, 또 자신이 영업직종에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응시생들이 적지 않아 직종간에 특별한 성차별을 두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같이 기업이나 사회전반적으로 여성인력에 대한 인식이 바뀜에 따라 여성인력의 채용비율이 증가하고 있는 것도 여성 취업전선에 밝은 기대감을 더하고 있다. 채용전문업체인 리쿠르트사는 지난 몇년간 50대 그룹 신규여성 인력비율을 조사한 결과 94년 8.6%에서 95년 11.3%, 지난해엔 12.1%로 점차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올 하반기 역시 여성인력 채용비율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그룹별로 보면 올 2백10명의 신규인력을 채용할 두산그룹은 단계적으로 여성채용비율을 늘려 5년내에 전체 채용의 35%를 여성인력으로 충당할 계획이다. 올 상반기 15% 정도의 여성채용비율을 보인 삼성그룹은 하반기엔 약 20%까지로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올 하반기에도 여성채용 증가경향은 지속될 것』이라며 『삼성은 여성이기 때문에 요구되는 특정 직군이나 제한도 없다. 모든 부문에서 여성을 남성과 동등하게 채용하고 부서에 배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2백50명의 신입사원중 1백50여명을 여성으로 채용한 이랜드도 올 하반기 역시 채용인원 2백명중 40%이상을 여성으로 채울 방침이다. 또 한국IBM은 서류전형시 여성인력 선발을 20%까지 확대할 계획이며, 한국공항공단 역시 20%까지 여성채용할당제를 실시할 예정이다. 이밖에 한국전력은 여성에게 총점의 5%를 가산해 주는 여성고용인센티브제를 실시하고 있으며, 쌍용·LG·동아그룹 등도 여성채용 비율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정부도 행정·외무고시와 7급행정, 공안·외무행정직에 올해 13%, 내년 15%, 99년 18%, 2000년 20%의 여성인력을 의무적으로 채용하기로 했다. 서울시도 여성채용목표제 시행의 일환으로 올해 5급 지방고시와 7급행정직 공채시험에서 15%를 여성으로 선발할 계획이며 내년부터는 20%로 늘릴 계획이다. 그러나 이같은 여성채용 비율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계속되는 경기불황으로 올 여성들의 취업이 어려워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기업이나 정부 등 사회전반적으로 우수여성인력을 경쟁력강화의 한 수단으로 적극 활용하려는 경향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에 능력과 프로정신을 갖춘 우수여성인력의 취업전망은 오히려 밝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예년에 비해 여성차별이 점차 사라지고 있어 직종·부서를 따지지 않는 직업의식과 어디서든 잘 할 수 있다는 강한 자신감을 갖고 취업전선에 보다 적극적으로 임한다면 여성들의 사회진출문은 예상보다 넓게 열려있는 셈이다.<홍준석 기자> ◎후배에게 한마디…/아이디어 사냥위해 국내외 잡지 섭렵/공모전 자주 도전하면 사고 체계화에 도움/박소현 제일기획 카피라이터 『대학시절 엉뚱한 짓을 많이 했어요. 성당에서 3년간 주일학교 교사를 지내면서 학생들과 어떻게 하면 재미있게 놀 수 있을까 궁리했습니다. 잡다한 행사들을 기획하고 아이디어를 사냥하기 위해 국내외잡지는 안 본 것이 없어요』 올초 단국대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광고회사인 제일기획 카피라이터로 입사한 박소현(22)씨는 광고회사에 취업하기를 희망하는 후배들에게 『엉뚱한 생각을 많이 하는 사람은 일단 가능성이 있다』며 온갖 새로운 것들을 해보라고 조언한다. 박씨는 특히 후배들에게 공모전에 도전해 보라고 권유한다. 공동작업을 하면 지금까지 자기가 보았던 많은 것들을 체계화하고 구체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신문에 나온 광고카피를 자기식으로 20가지 정도만 바꾸는 연습을 꾸준히 하면 훨씬 좋은 감각을 살릴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박씨가 광고인이 되고자 마음먹은 때는 대학 3학년말. 박씨는 특히 카피라이터가 되겠다고 생각하고 그 길로 광고연구원에 개설된 카피라이터 과정을 수강했다. 공모전에도 열심히 참여했다. 물론 수상한 적은 없지만 강의를 들으면서 섭렵했던 관련지식을 한 방향으로 체계화하고 구체화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홍준석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