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들이 살 집을 마련하기 위해 주로 이용하는 정책자금대출인 전세자금대출과 주택자금대출의 한도가 올해 최고 2조4,000억원이나 깎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대출을 받을 때 반드시 필요한 `주택금융신용보증서` 발급한도가 신용보증기금의 예산부족으로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7일 금융계에 따르면 정부의 신보 출연료가 지난 2002년 2,300억원에서 올해 1,500억원으로 800억원이 깎이면서 신보가 서민들의 주택자금대출을 위해 보증해줄 수 있는 금액이 2조4,000억원이나 줄었다. 현행법상 신보는 출연금의 최대 30배까지 보증할 수 있어 800억원이 삭감됐다는 것은 최고 2조4,000억원의 대출을 못하게 됐다는 의미다.
신보의 보증한도가 크게 줄면서 시중은행들도 서민들에 대한 주택자금대출을 크게 줄이기 시작했다. 올 상반기 대부분의 은행들이 주택자금대출을 거의 한도에 이르도록 해줘 더 이상 해줄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신보가 지난달 22일부터 주택신용보증서 발급한도를 각 은행별로 급격히 줄여서 일주일 단위로 한도를 정해주고 있다”며 “이에 따라 수요가 있어도 전세자금대출과 주택자금대출을 다 해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은 다른 은행들도 마찬가지여서 우리은행의 경우 지난 8월 800억원의 주택자금대출이 이뤄졌지만 이달에는 보증서가 없어 360억원 이상은 대출할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의준기자 joyjune@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