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칼럼] 뇌졸중 초기 재활치료로 골든타임 잡아야

한재덕 세종병원 재활의학과 과장


매서운 추위가 계속되면서 고혈압 등 만성질환자들의 건강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기온이 내려가면 혈관이 수축돼 혈압이 높아지면서 뇌졸중과 심근경색 등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뇌의 혈액순환 장애로 인해 발생하는 뇌졸중은 암·심근경색과 함께 3대 사망원인으로 알려진 질환이다. 종종 주변에서 뇌졸중으로 갑자기 쓰러져 사망하거나 반신불수가 되는 경우를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뇌졸중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는 질환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뇌졸중은 심근경색과 마찬가지로 '골든타임'이라는 수식어가 항상 붙는 질환이다. 이는 신속하게 응급조치와 재활치료를 받으면 사망률을 낮출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합병증과 후유증 없이 호전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갑자기 발생하는 급성기 뇌졸중의 경우 재활의학적으로 봤을 때 발병 직후 3개월간의 재활치료가 뇌졸중 환자의 장애 정도를 결정짓는다. 이는 초기 3개월부터 6개월까지가 회복이 가장 많이 일어나지만 그 이후부터는 증세가 호전되기 쉽지 않고 회복속도 역시 매우 느려지기 때문이다.

즉 급성기 뇌졸중 환자의 재활치료는 치료기간이 아닌 치료시기가 회복에 큰 영향을 주는 것이다. 실제로도 전체 급성기 뇌졸중 환자 중에서 사망하는 비율은 불과 20%밖에 되지 않는다. 나머지 70%에 달하는 환자들이 합병증과 후유증으로 인한 장애가 남게 되며 나머지 10% 만이 정상적으로 일상생활에 복귀하게 된다.

이처럼 뇌졸중 환자의 재활치료가 중요해짐에 따라 대학병원과 종합병원 등은 최근 급성기 뇌졸중 환자에게 수술적 치료뿐만 아니라 재활치료를 함께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이마저도 재활치료센터가 갖춰진 일부 의료기관만 가능하다는 점에서 아직은 많이 부족한 실정이다.

일반적으로 뇌졸중 환자가 정상적인 신체기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약 12주간의 재활치료 기간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뇌졸중으로 인해 뇌 손상은 물론 팔다리를 연결하는 척수 손상과 인지기능 저하, 언어장애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재활치료의 종류로는 삼킴장애 치료와 배뇨·배변장애 치료, 운동·작업 치료, 인지·언어장애 치료, 기분장애 치료 등이 있으며 손상된 신체기능을 다양한 방법으로 회복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초기 재활치료가 늦어지면 늘어질수록 재활치료 기간이 길어질 수 있는 만큼 뇌졸중 발생시 신속하게 재활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뇌졸중 환자에게 있어서 재활치료는 심부정맥 혈전증(정맥 내에 혈전이 생기는 것)이나 관절구축(관절 움직임이 제한되는 것) 등과 같은 이차적 합병증을 예방해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꼭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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