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과 중국의 경기지표가 불안한 흐름을 보이면서 국내 증시가 조정을 받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경기와 증시가 호전되고 있는 유럽으로 투자자들의 시선이 몰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유로존의 경기회복 기대감이 커지고 관련 지수도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유럽경기 회복시 수혜가 예상되는 국내 화학·기계 업종이나 유럽 내 대형우량주 및 상장지수펀드(ETF) 직접투자에 관심을 가져볼 것"을 조언했다.
6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6.57포인트(0.88%) 오른 1,907.89포인트를 기록하며 1,900선을 회복했다. 그러나 투자자들의 뒷맛은 개운치 않다. 미국 증시가 경기지표에 따라 들쭉날쭉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데다 중국의 경기둔화 우려도 현재진행형이기에 외풍에 대한 불안감이 여전히 크다. 미국과 중국, 이른바 'G2'가 실망을 안겨주고 있는 가운데 유럽은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다시금 조명받고 있다.
펀드분석업체인 이머징포트폴리오 펀드리서치(EPFR)에 따르면 연초 후 서유럽 펀드는 126억달러의 글로벌 자금을 흡수하며 전체 지역 중 가장 큰 유입을 기록했다.
최근 유럽 지역으로 글로벌 자금이 이동하는 것은 경기회복 기대감 때문이다. G2의 경기지표가 불안한 흐름을 나타낸 반면 유로존은 대표 경기지표들이 호전되고 있다. 유럽의 제조업 구매관리지수(PMI)는 지난해 12월 52.7에서 올 1월 54.0으로 크게 올랐다. 시장에서는 미국과 중국의 잇단 경기지표 부진으로 불안감이 커진 상황에서 깨어나는 유럽이 적절한 투자 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유럽 경기회복시 국내 기업 중에서는 중국 수혜주인 화학·기계업종이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유로존의 아시아 국가별 수입 비중은 중국이 절반 이상(55%)을 차지하는 가운데 일본(12%), 한국(7%) 등의 순이다. 중국의 유로존 수출 증가율이 큰 품목은 의류·신발·섬유·플라스틱·고무 등 화학제품으로 상당수가 한국으로부터 수입한 화학제품을 활용해 만든다는 점에서 중국의 대(對) 유럽 수출 확대는 한국의 대(對) 중국 수출 확대로도 연결될 수 있다. 노아람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경우 춘제 영향으로 가동률이 낮은 1~2월이 지난 후엔 유럽 경기회복이 반영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국내 증시 측면에서는 중국향 수출이 개선되면서 업황도 긍정적인 화학(LG화학·S-Oil), 기계(두산인프라코어·현대중공업)업종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투자대상의 다양성을 추구한다면 유럽 주식 직접투자도 고려해볼 만하다. 해외 직접투자 경험이 없는 투자자의 경우 상장지수펀드(ETF)가 가장 매력적인 투자대상이다. 유럽지수를 추종하는 대표 ETF는 미국에 상장된 '뱅가드 FTSE EUROPE ETF(종목코드 VGK US)'다. 이용훈 신한금융투자 해외주식팀장은 "VGK는 거래량도 유럽 관련 ETF 중 가장 많고 배당도 분기별로 있어 연간 2.92% 수준의 배당수익을 챙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STOXX50지수를 추종하는 'SPDR EURO STOXX 50 ETF(PEZ US)'와 MSCI유럽지수를 추종하는 'iSHARES EUROPE ETF(IEV US)' 등이 미국시장에 상장돼 거래 중이다. 개별 기업은 우량대형주 중 꾸준히 좋은 실적을 이어가고 있는 종목이 안전하다는 평가다. 이윤학 우리투자증권 대안상품부 이사는 패션 브랜드 자라를 소유한 스페인 인디텍스, 독일의 폭스바겐과 BMW, 영국 보다폰, 세계 최대 명품기업인 프랑스의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등을 추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