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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저터널로 2시간 만에 LA에… 깜짝
최고 시속 1000㎞ 진공터널 열차 2020년 나온다■ 10년 안에 보게 될 친환경 교통수단철도기술연구원 축소모형 열차로 시속 700㎞ 주행 성공고압가선 대신 배터리 사용하는 차세대 노면전차 등장운전자 없는 택시 '무인궤도차'도 미래 운송수단 급부상
대덕=구본혁기자 nbgkoo@sed.co.kr
이산화탄소 배출 등 환경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녹색성장의 새로운 동력원으로 새로운 친환경 교통수단 개발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대한 부장은 미국 LA지사 출장을 위해 서울에서 '초고속 진공터널 열차'에 탑승한다. 해저터널을 통해 2시간 만에 LA에 도착, 미팅을 마무리하고 오후에 프랑스 파리로 이동, 바이어와의 상담까지 끝낸다. 저녁식사는 집으로 돌아와 가족들과 함께했다.
공상과학 영화나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앞으로 10여년 안에 친환경 녹색교통 수단들이 실현시켜줄 우리 삶의 모습이다.
◇진공터널·무선급전 초고속 열차=최근 전세계적으로 이산화탄소 배출 등 환경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녹색성장의 동력원으로 차세대 친환경 교통수단의 개발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특히 항공기의 속도에 밀려 장거리 대량 운송 분야에서 뒷방마님이 돼버린 철도의 경우 친환경과 고속화에 포커스를 맞춘 기술혁신으로 일대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과학자들이 차세대 첨단열차로 주목하고 있는 것은 '초고속 진공터널 열차(VacTrain)'다. 이는 내부의 공기를 빼낸 아진공(亞眞空), 즉 진공에 가까운 상태의 터널 내부에서 자기부상열차를 운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게 레일과의 마찰력과 공기저항을 최소화함으로써 시속 1,000㎞ 이상의 속도 구현이 가능하다.
중국 쓰촨성 소재 서남교통대학 장야오핑 박사팀이 길이 150m의 자기부상열차를 가지고 최고 시속 1,000㎞에 육박하는 속도로 아진공 터널을 이동하는 진공터널시스템 연구에 뛰어들었으며 미국 플로리다 소재 ET3라는 기업도 자기부상 캡슐을 활용한 진공터널 열차 개발에 돌입했다.
국내라고 예외가 아니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은 오는 2020년까지 직경 5m의 진공터널을 시속 700㎞의 속도로 주행할 수 있는 진공터널 열차를 개발하기 위해 현재 기반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를 책임지고 있는 김동현 박사팀은 이미 52분의1 크기의 축소 모형 열차를 활용, 진공터널에서 시속 700㎞의 주행에 성공한 바 있다.
김 박사는 "진공터널의 건설비는 기존 고속철도와 비교했을 때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 열차가 상용화된다면 미국이나 유럽을 지방출장 가듯 빠르고 편리하게 오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진공터널 열차에 더해 무선 고속철도도 철도연이 야심차게 개발 중인 차세대 친환경 철도 기술의 하나다. 철도연은 이의 개발을 위해 KAIST 무선전력전송연구센터가 확보하고 있는 비접촉 유도 급·집전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무선전력전송연구센터는 세계 최초로 차량 주행과 정차 중에 무선으로 대용량의 에너지를 안전하게 전달할 수 있는 '자기공진 형상화'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이격거리, 전력전달 효율, 전자파 안전성 등 상용 운행에 필요한 제반 사항의 상용성을 입증해놓은 상태다.
◇업그레이드 트램=트램(tram)은 도로에 부설된 레일을 따라 움직이는 전동차, 즉 노면 전차를 뜻한다. 트램은 선진국들을 중심으로 미래 교통수단의 하나로 급부상 중이다. 일반버스처럼 도로 위의 승강장에서 승·하차가 가능하다는 편의성, 지하철에 버금가는 대량 운송능력, 그리고 무소음·무진동·무매연이라는 3무(無)를 실현할 친환경 대중교통이기 때문이다.
현재 유럽을 중심으로 전세계 60여개국 750여개 노선에서 트램이 운행되고 있다. 이웃나라 일본만 해도 상용노선이 20여개나 된다.
특히 최근에는 지하철과 버스의 장점을 융합한 '바이모달 트램(Bimodal Tram)'이나 기존의 고압가선 대신 배터리를 동력원으로 사용하는 '무가선 트램' 등 한 차원 업그레이드된 차세대 트램도 등장하고 있다.
목재균 철도연 바이모달수송시스템연구단 박사는 "국내에도 지난 9월부터 충청북도 오송에서 세종시까지 20㎞ 구간, 대전시 유성에서 세종시까지 17㎞ 구간에 바이모달 트램이 시범 운행되고 있다"며 "도입 비용은 입체 교차로의 설치 여부에 따라 1㎞당 70억~100억원이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선택형 무인 개인택시=소형 무인궤도차도 급부상하고 있다.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의 외곽에 조성 중인 신도시 마스다르시티에서 운행을 시작한 네덜란드 기업 투겟데어(2GetThere)의 PRT(Personal Rapid Transit)가 그 대표주자다.
PRT는 최대 성인 4명과 어린이 2명이 탑승할 수 있는 택시형태의 무인자율주행 차량으로 환승이나 정차 없이 목적지까지 탑승객을 데려다 준다. 속도는 시속 40~65㎞로 그리 빠르지는 않지만 무인차량이니 만큼 승객이 할 일은 거의 없다. 탑승 후 목적지 인근의 PRT 정류장을 입력하면 그만이다.
태양광 발전으로 생산한 전기로 구동되기 때문에 친환경성이야 두말할 나위도 없다. 이미 10대가 도입돼 월 2만5,000여명의 승객을 목적지로 논스톱으로 실어 나르고 있으며 2016년으로 예정된 마스다르시티의 건설이 완료되면 총 3,000대가 85개 정류장 사이를 하루 약 13만회 운행하게 된다.
국내에서는 전라북도 순천시가 가장 먼저 이러한 소형 무인궤도차의 상용화에 두 팔을 걷어붙였다. 약 61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된 이 프로젝트에서 차량 개발은 포스코가 맡았으며 순천만과 국제습지센터를 연결하는 4.5㎞ 구간에 투입될 예정이다. 순천시는 2013년 4월 열리는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에 맞춰 운행을 개시한다는 방침을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