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페소화 가치가 급락세를 나타내면서 신흥국 위기가 아르헨티나로 번지는 모양새다.
29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에 따르면 미 달러화 대비 페소화 환율은 전날 달러당 5.65페소를 기록했다. 그러나 암시세는 달러당 9.69페소까지 치솟아 공식 환율과 암시세의 격차가 7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환 전문가들은 오는 10월27일 의회선거를 앞두고 지난 11일 시행된 예비선거에서 여권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득표율을 기록하면서 금융시장 혼란을 가중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 27일 현재 외화보유액 역시 369억2,400만 달러로 집계돼 페르난데스 대통령 정부가 출범한 지난 2007년 이래 최저 수준으로 줄었다. 올 들어서만 63억6,600만 달러가 감소했다.
외화보유액은 2011년 1월 사상 최대치인 524억9,700만달러까지 늘었으나 페르난데스 정부가 외화보유액을 외채 상환에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갈수록 줄어드는 형편이다. 중앙은행은 외화보유액이 올해 말 350억달러 수준까지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15년 말까지 210억달러의 외채를 갚아야 하는 아르헨티나는‘달러화 고갈’ 문제를 안게 될 수 있는 상황이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달러화의 국외 유출을 막기 위해 기업의 외국송금을 억제하고 개인의 달러화 거래를 엄격하게 통제하는 등 2011년 10월부터 외환시장에 적극적으로 개입했다.
달러 환전상들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에도 나서 일부 환전소를 폐업시키는가 하면 외국인 관광객을 상대하는 거리 환전상들을 내쫓기도 했다.
그러나 이 같은 방안들이 효과를 보지 못하면서 정부는 결국 기업과 개인의 달러화 보유에 관한 규제를 철폐하는 이른바 ‘달러화 사면’ 방침을 밝힌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