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전대 앞두고 주류-비주류 갈등 폭발

6ㆍ2 지방선거 공천 과정에서부터 불붙은 민주당 주류와 비주류간 갈등이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폭발했다. 30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에서는 6ㆍ2 지방선거 결과에 대한 평가와 향후 당의 진로, 8월 전당대회 문제를 놓고 주류와 비주류가 정면충돌하며 난타전을 벌였다. 의총에서는 정세균 대표를 정점으로 한 주류측과 정동영, 천정배 의원 등을 중심으로 한 비주류측이 모두 참석해 양보 없는 설전을 이어갔다. 정 대표를 제외한 24명 의원이 이날 발언을 진행했고, 정 의원도 “담대한 진보를 기치로 삼고, 당의 색깔을 찾자”고 강조했다. 당 쇄신을 외치며 ‘반(反) 정세균’을 기치로 뭉쳤던 비주류는 이날도 7.28 재보선 직후 현 지도부 사퇴와 임시지도부 구성, 즉각적인 혁신기구 설치, 집단지도체제 및 당권ㆍ대권 분리 공론화 등을 일제히 요구했다. 양측은 회의가 시작되자마자 발언 공개 문제를 두고 신경전을 벌였다. 일부에서 ‘난상토론’이 될 이날 회의를 비공개로 하자는 요구가 나오자 비주류측 문학진 의원이 “국가기밀도 아니고 우리 입장을 떳떳하게 개진하자”며 제동을 걸고 나섰고 옥신각신한 끝에 박지원 원내대표가 직권으로 ‘공개’로 정리했다. 그간 ‘반(反) 정세균’을 기치로 당 쇄신을 요구해온 비주류 측은 토론이 시작되자 정세균 대표를 향해 “독재자”(강창일), “오버하지 말라”(문학진) 등의 격한 표현을 써가며 작심한 듯 비판을 쏟아냈다. 장세환 의원은 “6ㆍ2 지방선거에서 승리하고 세종시 수정안을 부결시켰지만 우리 독자 힘만으로는 어려웠다”며 “지방선거의 민심은 당의 변화와 쇄신”이라며 당 쇄신기구 설치를 요구했다. 문학진 의원은 최근 정세균 대표가 ‘민주당이 잘해서 승리한 게 아니다’라는 비주류측의 지적에 “누구도 성과를 폄훼해선 안 된다”고 반박한 데 대해 “겸허한 자세로 당의 제대로 된 살 길을 만들어가자는 뜻”이라며 정 대표를 향해 “오버하지 말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강창일 의원은 “쇄신을 안 하는 것은 독재자의 길”이라고, 이종걸 의원은 “유사이래 없는 최약체 야당”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주류측 조정식 의원은 “민주당은 정말 열심히 했다”며 “전당대회는 적절한 시기에 준비기구를 준비하면 되고 지금은 7.28 재보선에 모든 역량을 총 결집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홍영표 의원도 “새로운 기구를 만들자는 것은 또 다른 당권투쟁을 포장한 기구에 불과하다”고 가세했다. 김근태 계가 주축을 이룬 민주연대도 이날 모임을 갖고 “전당대회가 당권투쟁이 아니라 2012년 총선과 대선을 준비할 수 있는 정책, 노선 경쟁이 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19번째 발언자로 등장한 정 의원은 “담대한 진보의 가치를 깃발에 새겨 넣자”면서 “전당대회도 이념과 가치 등 노선중심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번 전당대회는 향후 10년간 한국정치의 향방을 가늠할 정도로 중요하다”면서 “당권 경쟁에만 중점을 둘 게 아니라 이틀 정도 전당대회를 열어 앞으로 당이 나가야 할 노선까지 심도 있는 토론의 장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하나가 될 수 있는 연합정치도 일상적인 틀을 만들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19명의 의원 발언이 끝난 뒤 정세균 대표는 “여러 의원들의 발언을 들었다. 모두 당의 발전을 위해 현안들을 진솔하게 이야기 한 것”이라면서 “선택과 집중을 할 것이냐, 한꺼번에 모두 할 것이냐는 의견수렴을 거쳐 다수의 뜻을 따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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