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포트메리온 그릇과 디자인 흡사 제품 "상표권·저작권 침해 아니다"

"무늬 비슷 불구 생산자 표기"
서울고법 원고 패소 판결

영국의 유명 도자기 포트메리온의 그릇 디자인과 흡사한 제품을 팔던 S사에 상표권 및 저작권 침해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 4부(이기택 부장판사)는 포트메리온그룹이 "포트메리온 스타일로 알려진 제품의 상표사용을 금지해달라"며 S사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청구를 기각하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지난 26일 밝혔다. 재판부는 "통상 접시나 그릇의 앞면에는 장식이나 무늬로 각종 꽃이나 과일 등의 문양을 사실적으로 그려 넣는 경우가 많다"며 "S사는 접시 뒷면에 생산자를 별도로 표기했기 때문에 비슷한 무늬의 디자인을 채택한 것은 맞지만 상표권을 침해했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포트메리온이 문제 삼은 그릇 가장자리의 '나뭇잎 띠 모양'의 디자인에 대해서도"양사의 제품은 외관과 관념이 다르게 표현된 것인 만큼 일반 소비자들이 상품 출처에 대해 오인할 염려가 없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상표권뿐 아니라 저작권 침해에 대해서도 S사의 손을 들어줘다. 포트메리온의 그릇은 가든라일락ㆍ팬지 등을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는 것이 특징인데 재판부는 "이와 같은 미술 저작물에 있어서 소재가 되는 사물자체는 저작권의 보호범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S사가 원고의 상품을 참조해 작성한 점은 인정되나 형태와 색상, 전체적인 느낌이 다르기 때문에 법적 책임을 묻기는 어렵다"고 판시했다. 1심에서는 "S사가 참고한 포트메리온의 표장은 소비자에게 제품을 식별하는 하나의 표지라고 할 수 있으나 그 외에도 제품 하단에 상표가 따로 존재하기 때문에 디자인적 요소가 더욱 강하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영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포트메리온그룹은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식기 및 도자기를 생산하는 업체다. 이번 재판에서 상표권 침해 여부를 따진 '보타닉 가든 시리즈'는 1999년 무렵부터 국내에 수입ㆍ판매돼 약 560억원의 매출을 올린 상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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