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Story] 조수현 BK인베스트먼트 대표

"부산·경남 경제 활성화 위해 지역 밀착형 투자에 주력"



유망 中企 키우겠단 일념으로 법조인 꿈 접고 부산으로 내려가
작년과 올해 1·2호펀드 성공 출범… 지역 경제계에 큰 반향 일으켜 "한때 한국경제 중추적 도시였던 부산·경남 옛 영광 꼭 되찾을것"
조수현(37ㆍ사진) BK인베스트먼트 대표는 부산 지역에서는 꽤 널리 알려진 이른바 2세 경영인이다. 부산에서 몇 손가락 안에 꼽히는 중견기업 BN그룹 조성제 회장의 장남으로 그룹의 총괄 전무를 겸하고 있다. 서울대 출신의 재원으로 스펙도 내세울 만하다. 젊은 나이에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조건과 환경을 두루 갖추고 있는 데 더해 조 대표는 여느 2세 경영인들과는 또 다른 것을 갖고 있다. 겸손의 미덕이다. 인터뷰를 위해 조 대표를 처음 본 순간 큰 덩치와는 달리 순수하게 생긴 외모는 물론 조금 쑥스러워하는 모습에 이르기까지 그 같은 분위기가 몸에 배어 있음을 직감했다. 조 대표의 겸손은 아버지 조 회장에게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 조 회장은 30년 넘게 지역을 대표하는 기업을 이끌면서 고용창출과 사회공헌 등으로 지역경제에 적잖은 영향력을 미치고 있으면서도 남들처럼 크게 나서지도 않았고 묵묵히 자기 자리를 지켜왔다. 조 대표는 "부친으로부터 '기업인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지역경제의 버팀목이 되려는 노력과 겸손'이라는 경영철학을 어릴 때부터 보고 배워왔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부친인 조 회장의 가르침대로 2세 경영인으로서 편안한 삶을 살기보다는 뭔가 지역경제에 보탬이 될 만한 길을 찾기로 했다. 그렇게 창업한 회사가 바로 'BK인베스트먼트'다. 지난 2009년 4월 설립된 BK인베스트먼트는 부산과 경남의 중소 벤처기업을 발굴, 육성하는 지역특화 전문 창투사(벤처캐피털)다. 회사 이름인 BK를 부산의 이니셜인 'B'와 경남 지역을 의미하는 'K'를 조합해 만들었을 정도로 조 대표는 지역사회에 대한 애착이 강하다. 그는 "'유망 기업 육성을 통해 지역경기를 활성화시키자'는 설립 취지에 따라 부산 지역의 7개 중견기업들이 의기투합해 BK인베스트먼트를 세웠다"며 "부산 지역의 대표기업인 BN그룹이 초기 설립자금 70억원 중 50억원을 출자해 현재 BK인베스트먼트의 최대주주"라고 설명했다. BK인베스트먼트에는 부산ㆍ울산ㆍ경남 지역의 지방자치단체 및 유관기관(테크노파크ㆍ중소기업진흥공단ㆍ금융권 등)이 주주 및 투자조합 출자자로 참여해 광범위한 지역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이들은 유망 중소기업 발굴을 위해 유기적으로 협조하고 있고 지난해와 올해 각각 103억원과 213억원 규모의 펀드를 결성했다. 조 대표는 "대부분의 창투사가 수도권에 집중돼 지역에 기반을 두고 있는 중소기업들이 자금조달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던 게 사실"이라며 "지역 상공인들이 전문성과 기술력을 갖춘 벤처기업의 발굴하고 육성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자 뜻을 모아 BK인베스트먼트를 설립, 지역밀착형 투자에 주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BK인베스트먼트는 103억원 규모의 1호 펀드를 지역사회에서 순조롭게 출범시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여기다 올해는 213억원 규모의 2호 펀드를 결성해 지역경제계를 놀라게 했다. 이 때문에 현재 투자실적은 물론 3호 펀드 계획 등 향후 계획에 대해 큰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BK인베스트먼트는 설립 후 현재까지 총 7개 업체에 109억원을 투자했으며 현재 경남 소재의 한 업체에 대한 투자결정이 끝나 이달 중 50억원을 추가로 집행할 예정이다. 이를 포함하면 모두 159억원의 투자가 이뤄진다. 2009년에 결성된 1호 펀드의 소진율은 75%, 2호 펀드의 소진율은 31%를 기록하고 있다. BK인베스트먼트는 올 하반기 300억원 규모의 3호 펀드를 결성할 예정이며 이를 위해 주요 유한책임투자자(LP)들과 펀드의 방향 및 투자대상들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조 대표는 "펀드 결성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LP 모집"이라며 "특히 지역펀드의 경우에는 해당 지자체 및 지역금융기관들의 참여가 무엇보다 절실하다"고 설명했다. BK인베스트먼트의 전략은 '지역 밀착형'으로 함축된다. 이를 통해 지역의 기업들에 대해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고 기업들도 상당한 효과를 누리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조 대표는 "저를 포함한 BK인베스트먼트의 주요 주주 및 이사진이 전부 동남권에서 제조업을 운영하고 있어 누구보다 지역의 현실을 잘 파악하고 있다고 자부한다"며 "이 부분이 특히 투자를 진행하는 데 유리하게 작용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지역 중소기업들이 원하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그들이 필요로 하는 컨설팅ㆍ기술지도ㆍ판로지원 등을 통해 투자기업과 투자사가 윈윈하는 방향으로 투자를 진행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지역기업들은 가장 기본적인 자금지원 외에도 이러한 지원활동을 통해 기업성장을 위한 다양한 혜택을 받게 된다"며 "현재 1~2호 펀드에서 투자된 업체 중 단 한 곳을 제외하고는 모두 동남권 기업에 투자가 집중되고 있다"고 귀띔했다. BK인베스트먼트는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 전체를 아우르는 광역네트워크 형성을 위한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이렇게 지역에서 시작해 확장하다 보면 향후에는 수도권을 제외한 전지역의 지자체, 지역금융기관 및 지역 유관단체, 학교 등과 연계해 광역네트워크 형성할 수 있을 것이고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런데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펀드 자금의 투자 원칙이 제대로 서 있어야 된다. 이에 대해 조 대표는 "경영자의 자질이 우수하고 기술력이 있는 기업이라면 창업 연도에 상관없이 투자를 진행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례로 한 업체의 경우 창업한지 3년이 갓 지났으나 대기업에 견주어 기술력이 뒤지지 않아 경영자의 마인드를 보고 투자를 결정했다"며 "이 업체의 매출액은 올해 2,200억원 정도로 예상되며 내년쯤 상장해 가장 먼저 수익을 안겨줄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BK인베스트먼트는 농식품 조합 결성에 실패했다. 산업규모가 작은 농수산업의 특성상 LP 모집이 어려웠던 점이 실패의 주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조 대표는 이와 관련, "농식품펀드의 결성 실패는 LP의 모집이 어려웠던 게 원인이다. 농식품펀드는 업종의 특성상 영세기업이 많고 예상 수익률이 낮음에도 불구하고 농식품 분야의 활성화를 위해 결성을 추진했다. 그러나 정책적으로 참여가 절실히 필요한 수협 등에서 참여가 적극적이지 않았기 때문에 결성이 어려웠다. 향후 소외된 분야의 펀드 결성을 위해서는 해당 정부유관기관 등의 출자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아쉬워했다. 조 대표는 "BK인베스트먼트를 통해 3~4년 내에 2,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추가로 조성해 보다 많은 유망 기업을 육성할 계획"이라며 "이후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도 적극 지원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조수현 대표는
▦1975년 부산 ▦1999년 서울대 법대 사법학과 ▦2007년 비엔스텔라 상무 ▦2007년 비아이피 인터내셔날 대표 ▦2008년 비아이피 상무 ▦2009년~ BK인베스트먼트 대표 ▦2011년 대선주조 전무 ▦2011년 BN그룹 총괄전무
BK수산업전문투자조합 설립 등 탄탄대로

■ 기반 넓히는 BK인베스트먼트
경남테크노파크·경남銀과 업무협약… 기술 우수 기업에 적극 금융 지원도
부산과 경남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동남권 벤처캐피탈인 BK인베스트먼트가 수산업전문 투자조합 운용사로 선정되고 경남 지역으로 활동 무대를 넓히는 등 질적ㆍ양적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BK인베스트먼트는 최근 농업정책자금관리단의 2010년 제2차 농식품모태펀드 출자금 운용사 선정을 위한 공모에서 'BK수산업전문투자조합'으로 선정됐다. BK수산업전문투자조합은 수산물 생산과 가공, 유통, 사료, 기자재 제조 등 수산업 관련 분야에 전문적으로 투자하게 된다. BK인베스트먼트는 농업정책자금관리단 출자금 100억원과 부산시, 경남도, 수협, 부산은행, 경남은행, 수산업 관련 기업 출자금 등 모두 250억원 규모의 펀드를 결성해 향후 7년 동안 운용할 예정이다. 특히 부산시는 최근 고등어와 김ㆍ미역ㆍ다시마 등 10대 명품 수산물 품목을 선정하고 수산업 체인기업 설립을 추진 중으로 이번 BK수산업전문투자조합 설립이 지역 수산업계 발전을 위한 새로운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BK인베스트먼트는 또 최근 경남 지역 투자 확대를 위해 경남테크노파크ㆍ경남은행과 업무협약을 맺고 기술혁신형 우수 중소기업 발굴 및 육성을 위해 공동으로 노력하기로 했다. BK인베스트먼트는 이번 협약에 따라 경남 지역 4대 전략산업(기계ㆍ로봇ㆍ바이오ㆍ지능형홈) 우수기업, 이노비즈기업 등 기술 우수기업 및 벤처기업에 대해 적극적인 금융지원을 하기로 했다. BK인베스트먼트는 또 경남테크노파크ㆍ경남은행과 함께 금융투자 지원 대상 기업 발굴을 위한 상호 정보 교환과 다양한 지원 방안을 강구하고 대상 기업의 애로사항 해소를 위한 자문 역할 등을 위한 '지역 기술 우수기업 및 벤처기업과 관련한 금융·투자지원 실무협의회'를 구성해 운영하기로 했다.
BN그룹서도 맹활약… 대선주조 인수 이끌어

2세경영인으로 총괄전무 맡아 BN그룹은 최근 부산의 대표 소주업체인 대선주조를 인수했다. 롯데그룹과 무학소주 등을 제치고치열한 인수전을 승리로 이끈 주역이 바로 조수현 BK인베스트먼트 대표다. 조 대표는 조성제 BN그룹 회장의 오른팔 격인 BN그룹 총괄전무 겸 비서실장을 맡고 있다. 그룹 내 계열사 간 합병은 여러 건 한 경험이 있지만 이처럼 인수규모 단위도 크고 주관사를 선정해 인수합병(M&A)을 한 것은 BN그룹 창사 이래 처음 있는 일이었다. 소주업체 인수에 나서게 된 데 대해 그는 "현재는 수출 주도의 B2B 비즈니스에 편중돼 있어 내수 소비재 사업의 보완 필요성을 느꼈다"며 "그중에서도 대선주조가 BN그룹을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부산 시장점유율 95%에 육박하던 대선주조가 어려움을 겪게 된 가장 큰 이유로 "단기투기자본을 투입해 받아갈 배당금을 미리 정해놓고 회사 경영과 상관없이 이익금만 빼가려 했던 사주가 가장 큰 문제였다고 본다"면서 "BN그룹은 대선주조 경영에 최선을 다해 이익이 발생하는 부분에 대해서만 이익금을 배당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 대표는 그동안 그룹 내 주력 계열사 등을 중심으로 준비해왔던 증시 상장도 조만간 가시화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대선주조가 기장군 장안읍 명례일반산업단지로 이전을 준비하고 있는 만큼 상장의 요건과 여건이 된다면 상장을 할 예정"이라며 "하지만 BN그룹은 재정 안정성을 갖고 있는 만큼 상장을 위해 서두르지 않고 신중하게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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