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비난 광고전 휴전 제의

부시-케리 베트남전 '진실게임' 향배 주목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23일 존 케리 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베트남 전력을 둘러싼 비난 광고전의 불씨가 자신을 포함, 일파만파로 번지자 문제의 참전용사 광고는 물론 자신을 비난하는 외곽 단체들의 모든광고도 중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부시 대통령은 또 "케리 후보가 훌륭하게 군복무를 했으며 그같은 전력을 자량할 만 하다"고 밝혔으나 정작 케리 후보가 부시 대통령 진영의 공작이라고 지목하고있는 참전용사들의 비난 광고에 대해서는 비판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케리 후보 진영은 부시 대통령이 참전 용사들의 케리 후보 '모함'에연관돼 있으며 부시 대통령은 즉각 이를 중단시켜야 한다면서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않았다. ◇ 부시 진영, 비방 광고 역풍 우려= 그간 참전용사들의 케리 후보 비방광고가부시 대통령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혀온 부시 대통령 진영은 최근 미국의 주요 언론들이 케리 후보 비방 광고의 신빙성에 잇따라 의문을 제기하는 등 사태가 심상치않게 돌아가자 문제의 광고를 어떻게 대응할 지를 놓고 내분을 겪고 있다고 보스턴글로브가 23일 보도했다. 특히 부시 대통령이 참전용사들의 광고를 비판하지 않음으로써 수세에 몰리고있으며 자신들이 케리 후보 비방을 지원하고 있다는 주장에 힘이 실릴 것을 우려하고 있다는 것. 자원봉사자인 켄 코디어 전 공군 대령이 케리 비방광고에 출연한 사실이 드러나고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 카운티 공화당 지부 홈페이지에 참전용사들의 비방광고가 올려지는 등 '느슨하나마' 부시 진영과 연계된 것으로 유권자들에게 인식되는 것도 부담이다. 텍사스주 크로포드 목장에서 머물고 있는 부시 대통령은 이날 선거자금법의 보호를 받는 이른바 '527'로 불리는 모든 외곽 단체들의 활동을 규탄하는데 케리후보가 자신과 함께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기자들로 부터 "참전용사들의 광고가 중단돼야 하느냐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 광고 뿐만 아니라 TV에 나오는 다른 모든 광고들을 규탄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참전용사 출신인 밥 돌 공화당 상원의원은 전날 CNN에 출연, "내가 알기로는 케리는 3개의 전상장을 받았으나 결코 피를 흘린 적이 없다"며 케리 후보를 공격했다가 23일 오후 역시 CNN과의 인터뷰에선 그같은 주장은 펴지 않은 채 "인터뷰 뒤케리 후보로 부터 전화를 받아 서로 존중하는 분위기속에 대화가 있었으며, 비난 광고전은 미국식이 아니며 모두 중단돼야 한다"고 말했다. ◇ 케리 진영, 부시 압박 가속= 케리 후보의 러닝메이트인 존 에드워즈 상원의원은 이날 성명을 통해 "진실을 위한 순간이 왔다가 가버렸으며, 부시는 여전히 올바른 일을 하지 못하고 있다" 면서 "부시는 전위 그룹뒤에 숨지 말고 책임을 져야하며 비방 광고 중단을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에드워즈 의원은 전날 노스 캐롤라이나 유세에서 "케리 후보가 1968년 진실과직면하기 위해 베트남에 갔듯이, 이제는 부시가 진실해져야 할 때이며 국민들은 광고들이 중단돼야 한다는 말을 미국 대통령으로 부터 직접 들을 권리가 있다"며 공격했었다. 케리 후보 진영은 자신들의 웹사이트에 올린 새 광고를 통해 부시 대통령이 지난 2000년 대선 후보 지명전에서 당시 존 매케인 상원의원에게 쓴 비방 전략을 다시케리 후보에게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등 참전용사들의 비방 광고와 부시 대통령을 연계시켰다. 한편 이날 워싱턴 포스트는 이번 케리 후보측 광고에 대해 "부시 대통령 보좌관들과 참전용사 후원자들간에 많은 유대 관계는 있지만 부시 대통령 재선운동본부가전위 그룹을 지원하고 있다는 증거는 없다"고 지적하고, 부시 대통령 진영에 대해서는 "부시 대통령과 그의 보좌관들은 참전용사들의 광고를 규탄할 수 있는 많은 기회들을 놓쳐버렸다"고 싸잡아 비판했다. (워싱턴=연합뉴스) 박노황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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