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 의류의 대명사이자 트렌치 코트로 유명한 버버리가 재기의 몸부림을 치고 있다.버버리는 총 매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주요 시장 아시아가 지난해 하반기이후 경제위기로 휘청거리면서 97 회계연도(97년4월~98년3월) 매출이 96년도 보다 7% 줄어든 4억3,500만달러, 순익도 60%나 급감한 4,300만달러에 그쳤다.
버버리의 회생을 담당하고 있는 인물은 로즈 매리 브라보 버버리 회장(47). 그녀는 버버리의 모회사인 그레이트 유니버설 스토어(GUS)가 고르고 골라서 선택한 인물이다. GUS는 버버리가 구치나 루이 뷔통 같은 고급브랜드에 밀리자 수세 국면을 전환하기 위한 차원에서 미국내 유명 백화점 삭스 피프스 애버뉴의 사장으로 있던 그녀를 전격적으로 선택했다. 브라보는 삭스 사장 재임시 회사 이미지를 고급 백화점 니먼 마르커스 수준으로 올리는 수완을 보여줬다.
브라보 회장은 취임후 1년이 지난 최근까지 과감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일차적으로 영국의 레인코트 생산공장 2곳을 폐쇄하고 저가 제품을 대폭 줄이는 대신 수백만달러를 들여 컴퓨터 제작시스템을 확충하고 있다.
유능한 인재 스카웃에도 적극 나서 폴로라는 브랜드로 유명한 랄프로렌, 삭스 등에서 디자인, 판매, 홍보 전문가들을 대폭 충원했다.
패션잡지「보그」의 유명 사진작가 마이로 테스티노도 영입해 새로운 스타일의 의상을 담은 팜플렛을 대량 제작했다. 의상 모델도 과거와 달리 세계적인 슈퍼모델 스텔라 테넌트를 내세워 주목을 끌고 있다.
버버리라는 고급적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 광고도 장소를 가리지 않을 방침이다. 대리점이나 백화점에 한정되어 있던 광고 간판을 나이트 클럽, 공황 활주로 근처, 도로로 대폭 늘릴 예정이다.
매출 감소를 메꾸는데 급급하기보다 장기적인 차원에서 버버리의 명성을 다시 살리려는 의도다.
버버리는 또 지금까지 각국 판매업자들에게 실정에 맞게 자사 브랜드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자유방임」원칙도 철회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재 스위스에서는 시계, 한국에서는 위스키, 영국에선 비스킷에 버버리라는 브랜드로 판매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여러 제품에 버버리라는 타이틀이 걸려있다보니 고급의류 메이커라는 이미지에 혼동을 주거나 적지 않은 손상 효과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최인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