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미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칼 로브(오른쪽) 백악관 정치고문의 어깨에 손을 얹고 격려하고 있다. /워싱턴=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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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책사' 잃은 부시, 레임덕 가속화 될듯
칼 로브 백악관 정치고문 이달말 사임대선·의회 재장악 타격 예상
김승연 기자 bloom@sed.co.kr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제갈공명’으로 명성을 떨쳤던 칼 로브 백악관 정치고문이 이달 말 사임을 발표하면서 부시 행정부의 강력한 보수 정책이 차기 대선까지 굳건히 이어질지 의문이라고 미국언론들이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4일 “공화당은 뛰어난 전략가를 읽었다”며 “그가 없는 보수 진영이 대선에서 중도 유권자들의 표를 끌어모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분석했다.
신문은 또 “이번 로브의 사임은 부시 대통령이 바랬던 의회의 재장악이 물건너 갔음을 의미한다”고 진단했다. 또 그의 퇴진은 ‘리크 게이트’ 등 각종 정치 스캔들에 휘말려 온 그를 감싸 준 부시행정부의 정치적 부담을 덜어주면서 부시 대통령의 레임 덕(권력누수 현상)을 가속화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로브 고문은 후기 냉전시대에 공화당의 보수라인이 국가안보에 대한 새로운 의제를 내세우지 못했던 시점에서 ‘온건보수주의’ 사상으로 공화당을 다시 부활시킨 인물로 평가되고 있다. 그의 이러한 전략은 미국 9ㆍ11 사태 이래 국가안보를 최대 정치적 이슈로 부각시키는 결정적인 정치도구 역할을 했다.
그는 또 미국 지역구 의원과 백악관 고위 관료들을 잇는 다리 역할을 하는 등 타고난 정치가로서의 면모를 발휘했다. 따라서 그의 빈 자리는 부시 행정부의 지지도가 추락하는 상황에서 부시 대통령은 물론 공화당에 분명한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누가 그의 자리를 채우게 될 것인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진다. 백악관 측은 외부인사 영입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의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일각에서는 정치판에서 그를 따라갈 사람이 없을 만큼 ‘천재적 책략가’라고 진단하는 한편 다른 쪽에선 ‘분열을 조장하는 정치꾼’이라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유력 대선주자인 배럭 오바마 민주당 상원의원은 “그는 미국의 ‘정치적 빈부’의 격차를 벌려놓은 사람”이라며 비난했다. 로브는 이에 대해 “정치의 핵심은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가는 것이고 난 이러한 정치적 신화를 사랑했을 뿐”이라고 답했다.
입력시간 : 2007/08/14 16: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