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 퀸' 박인비(25ㆍKB금융그룹)가 15년 만의 신화 재연에 도전할 기회를 만들었다.
박인비는 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피츠퍼드의 로커스트힐CC(파72ㆍ6,534야드)에서 열린 여자골프 시즌 두번째 메이저대회인 웨그먼스 LPGA 챔피언십 2라운드에서 공동 2위에 올랐다. 보기는 1개로 막고 버디 5개를 잡아 4언더파 68타(중간합계 4언더파 140타)를 기록한 그는 단독 선두 모건 프레셀(미국ㆍ6언더파)을 2타 차로 추격했다.
이로써 세계랭킹 1위 박인비는 지난 4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나비스코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데 이어 2개 메이저대회 연속 제패를 노릴 수 있게 됐다. 한국 선수의 메이저 2연승은 15년 전인 1998년 '골프여왕' 박세리(36ㆍKDB산은금융그룹)가 LPGA 챔피언십과 US 오픈에서 잇달아 우승컵을 들어올린 게 처음이자 유일한 기록이다.
1라운드 단독 선두였던 최운정(23ㆍ볼빅)도 1타를 잃었지만 박인비와 나란히 공동 2위에 자리해 우승 경쟁에서 밀려나지 않았다.
박인비와 최운정은 10일 프레셀과 한 조에서 하루 36홀 강행군을 펼치게 됐다. 이 대회 조직위원회는 첫날 폭우로 경기가 열리지 못한 탓에 3ㆍ4라운드를 한꺼번에 치르기로 했다. 이전까지 이 대회에서 우승한 한국 선수는 3승을 거둔 박세리(1998ㆍ2002ㆍ2006년)뿐이다.
신지애(25ㆍ미래에셋)와 양희영(24ㆍKB금융그룹)도 3언더파로 공동 4위에 올랐다. 이어 최나연(26ㆍSK텔레콤)도 유선영(27)과 함께 공동 7위(2언더파)로 뒤를 받치면서 한국 군단의 역전 우승에 대한 기대감을 부풀렸다.
이날 박인비는 10번홀에서 출발해 전반에 버디 3개와 보기 1개로 2타를 줄인 뒤 후반 들어 1번(파4)과 4번홀(파5)에서 버디를 추가했다. 전날 1타 차 공동 2위였던 프레셀은 2라운드에서 2타를 줄여 선두에 나섰다. 프레셀은 2007년 나비스코 챔피언십에서 여자골프 최연소 메이저대회 우승 기록(18세10개월)을 세웠으나 이후 LPGA 투어에서 1승을 더 보태는 데 그쳤다.
박인비는 LPGA 투어와의 인터뷰에서 "2라운드에서 페어웨이는 두 차례, 그린은 세 차례만 놓칠 정도로 샷이 좋았다"고 말했다. 박세리는 이븐파 공동 14위, 세계랭킹 2위 스테이시 루이스(미국)는 2오버파로 공동 31위에 자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