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휴대폰 이용자들이 벨소리ㆍ게임 등의 주요 모바일 콘텐츠를 직접 제작하거나 불법 복제해 사용하는 사례가 부쩍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동통신 3사가 최근 MP3폰에서 무료 MP3파일을 무제한 이용하도록 허용한 가운데, 무료 콘텐츠의 범람을 차단하는 데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다음, 네이버, 프리챌 등 인터넷에 개설된 휴대폰 사용자 모임에 무료 벨소리와 게임, 전자책(e북) 등을 휴대폰에 이식해 사용하는 방법 등이 광범위하게 유포되고 있다.
무선인터넷 매출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모바일게임의 경우 최신작을 포함해 100여종 이상이 불법 복제돼 휴대폰에 이식되고 있다. 각 모임의 자료실에 등록된 게임을 PC로 다운로드 받은 뒤 ‘QPST’라는 전송 프로그램을 이용해 휴대폰에 집어넣는 방법으로 1,500~2,000원의 정보이용료와 패킷요금 부담 없이 공짜로 게임을 즐기는 것.
‘QPST’는 미국 퀄컴이 휴대폰 제조사들을 위해 만든 프로그램이다. 휴대폰 내부의 파일과 폴더 구조를 마치 PC의 윈도처럼 속속들이 들여다보고 편집까지 할 수 있다.
불법 복제되는 콘텐츠는 게임 뿐만이 아니다. 휴대폰용 e북으로 제작된 소설 등의 유료 콘텐츠 역시 텍스트(txt) 파일로 불법 복제돼 떠돌고 있는 형편이다.
MP3파일을 원음 벨소리로 전환하거나 일반 미디(MIDI) 벨소리로 만들어 휴대폰에 이식하는 방법도 널리 사용된다. 휴대폰 배경화면 등 지금까지 돈을 내고 구입해야 했던 각종 그림을 네티즌들이 직접 제작해 공유하는 사례도 크게 늘어났다.
PC와 휴대폰의 파일교환을 도와주는 프로그램 조작법만 익히면 무선인터넷에서 판매되는 주요 콘텐츠들을 구입할 필요가 없어진 셈이다.
이처럼 유료화 모델을 성공적으로 정착시켜 불법복제의 불가침 영역으로 간주됐던 모바일 콘텐츠의 장벽이 허물어짐에 따라 관련업계는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콘텐츠업체인 다날의 한 관계자는 “콘텐츠의 불법복제나 자체제작이 아직 대중적으로 확산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당장의 타격이 크진 않다”면서도 “MP3폰의 경우처럼 모바일 콘텐츠는 유료라는 확고한 인식이 일순간 무너지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KTF 관계자도 “불법 복제가 이뤄지는 이용자 모임이 발견될 때마다 자제 혹은 폐쇄를 요청하고 있다”며 “일일이 잡아내는 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최은주 LG전자 선임연구원은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해 불법 복제된 콘텐츠를 실행할 수 없도록 최근 들어 휴대폰 소프트웨어를 수정하고 있다”며 “콘텐츠 업체도 인증코드 등을 보다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