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훈 "2위 징크스 훌훌 털어냈죠"

유진투자증권오픈 최종
준우승 6번만에 '감격의 첫 승'

강성훈이 17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골프장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유진투자증권오픈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를 들고 웃고 있다. /KPGA제공

"홀인원 한 느낌인 것 같아요. 그 순간에는 정말 짜릿했는데 하루 만에 차분해 지네요." 강성훈(23ㆍ신한금융)은 마침내 일궈낸 첫 승의 감정을 묵묵히 표현했다. 지난 2007년 프로에 데뷔해 준우승만 6차례 거둔 강성훈은 17일 인천 스카이72골프장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유진투자증권오픈에서 우승하며 가슴속 응어리를 풀어냈다. 그는 우승한 다음날인 18일 전화통화에서 차분한 목소리로 "이제 우승이 어떤 느낌인지는 알 것 같다"며 "한번 우승을 해봤으니 준우승 징크스에 얽매이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 골프 남자단체전에서 금메달을 일군 강성훈은 2008년 KPGA신인상을 받을 정도로 유망주였다. 하지만 우승 문턱에서 번번이 무너지며 정신력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었다. 그는 "어제 마지막 라운드에서도 징조는 안 좋았다"며 "숫자 6을 안 좋아하는 데 자꾸 6자가 눈에 아른거렸다"고 말했다. 아침에 일어난 시간이 8시 26분이었고 식사 금액도 1만6,000원으로 가는 데 마다 6자가 보였던 것. 아니나다를까. 그는 2번홀에서 보기를 범하며 강경만(27ㆍ삼화저축은행)에게 1타차로 역전을 당했다. 그는 "3번홀에서 버디를 잡아서 자신감을 찾을 수 있었던 게 승리의 요인인 것 같다"며 "후반 들어서는 다른 생각 하나도 안 하고 샷 하나하나에만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그는 후반 12번과 13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으며 승기를 잡았고, 결국 2위에 5타 앞선 우승(11언더파 277타)을 차지할 수 있었다. '올해 꼭 우승을 해보고 싶다'고 말해왔던 그는 이미 시즌 초반에 목표를 달성했다. 그의 새로운 목표는 22일 제주 핀크스골프장에서 열리는 발렌타인 챔피언십. 그는 지난해 이 대회에서 우승을 눈 앞에 두고 놓쳤다. 최종 라운드 18번홀에서 파만 낚으면 우승을 거둘 수 있는 기회에서 그는 보기를 범하며 연장에 돌입했고, 이후 통차이 자이디(태국)에게 역전패한 쓰린 기억이 있다. 그는 "지난해 마지막날 18번홀 버디 퍼팅에서 바람을 의식해 어드레스를 취했다가 풀었는데 나중에는 시간에 쫓겨 확신이 없는 상태에서 퍼팅을 했고 결국 실패했다"며 "올해는 경험도 많이 쌓인데다 우승도 해 본 만큼 실수 없이 자신감 있게 경기를 펼치겠다"고 말했다. KPGA 상금랭킹(1억400만원)과 발렌타인 대상 포인트(1,535) 1위로 뛰어오른 그는 최근 논란이 불거진 KPGA 소속 선수들의 원아시아투어 대회 보이콧과 관련해 "새로 생겨난 대회에서 국내 선수 쿼터를 줄인 거면 이해할 수 있어도 이미 존재하는 대회의 성격을 바꿔 국내 선수의 출전 규모를 대폭 줄인 건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지지 입장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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