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첩보영화 007의 주인공 제임스 본드의 스펙과 처우를 추정할 수 있는 취업공고가 등장했다.
18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MI5(영국정보국)의 감시요원 모집 공고를 소개했다. 공고에는 요원이 필요한 능력과 연봉, 생활상이 자세히 기술되어 있다.
MI5는 감시요원이 테러와 첩보 활동으로부터 국가를 지키는 중요한 임무를 수행한다고 밝히면서, 요원이 되기 위한 조건을 제시했다.
감시요원은 먼저 사람들의 시선을 끌지 않는 평범한 사람이어야 한다. 얼굴, 목, 팔 등에 문신 있는 사람은 주위의 시선을 모을 수 있기 때문에 탈락이다. 키가 너무 커서도 안 된다. 남성은 키 185.4cm, 여성은 172.7cm를 넘을 수 없다. 역대 007에 등장하는 훤칠한 키와 수려한 외모로 이목을 사로잡는 제임스 본드 모습은 실제 MI5 로비에서는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
감시요원은 뛰어난 관찰력 역시 필요하다. 보고 들은 것을 기억해 상세히 묘사할 수 있어야 한다고 MI5는 밝혔다.
운전 역시 잘해야 한다. 오토 차량은 기본이고, 수동 차량도 다룰 줄 알아야 한다. MI5는 3년 이상의 수동 운전 자격과 6점 이하의 운전면허증 벌점을 요구한다.
감시요원은 영화 007 제임스 본드처럼 ‘인간 내비게이션’이 돼야 한다. 나침반을 읽어, 알파벳과 숫자로 지도상에 자신의 위치를 표시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요원은 오랫동안 잠복하면서 경계태세를 유지할 수 있는 인내력이 필요하다. 그러다가도 위급상황에는 재빨리 움직여 대응해야 한다.
MI5는 이외에도 쉽게 지치지 않는 강한 체력, 빠른 결정 능력. 원만한 대인 관계. 협동력, IT기술. 멀티 태스킹 능력 등 지원자가 갖추어야 할 무려 11가지의 능력을 모집공고에 기술했다.
그렇다면 이 모든 능력을 갖춘 신입사원 제임스 본드는 얼마를 받을까?
MI15는 공고 서두에 초봉은 2만 7,359파운드(4,470만원)이며, 70일간의 훈련을 마치면 3만 1,138파운드(5,087만원)으로 상승한다고 밝혔다. 감시요원은 특수한 임무를 맡은 만큼 정보국 내 승진기회는 제한된다고 MI5는 서술했다. 보통 5~8년이 지나면 감시팀 리더가 될 수 있고, 다른 부서로 옮기는 경우도 생긴다고 한다.
가디언은 “앉아있는 걸 좋아한다면, MI5가 당신을 원할 것”이라면서, “영화 속 제임스 본드가 되고 싶은 사람은 지원하지 않는 게 좋을 것”이라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