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포항 산업현장 여름나기 안간힘

보양식·얼음조끼 제공은 기본… 수면실 운영에 순회진료까지

본격적인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산업현장마다 더위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현대중공업 근로자들이 작업 현장에 나서기 전 사내에 설치된 제빙기에서 얼음을 담고 있고(사진 왼쪽)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사내 식당의 조리사는 더위에 지친 직원들에게 제공할 삼계탕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중공업·현대자동차

한낮의 뜨거운 태양에 달궈진 조선소의 철판은 발 디디기 조차 힘들다. 방금 식당에서 들고 온 얼음생수는 벌써 녹고 있었다. 두꺼운 작업복, 장갑, 안전모를 착용하면 에어쿨링 자켓을 입어도 땀은 비 오듯 줄줄 흘러내린다. 온도계는 33도를 가리키지만 체감온도는 40도를 훌쩍 넘는다.

뙤약볕에서 용접과 도장 등 배 만들기에 한창인 울산 현대중공업의 작업 현장 모습이다.

울산과 포항의 산업현장이 연일 계속되는 불볕더위와 힘겨운 전쟁을 치르고 있다. 기업들은 산업 현장의 근로자들에게 보양식 제공, 수면실 운영, 순회진료 등 여름나기 해법을 총동원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8월 31일까지 혹서기로 지정하고 직원들에게 삼계탕, 삼겹살, 닭다리탕 등 고단백의 특식을 제공하고 있다. 점심시간도 30분 연장했고 수박, 미숫가루, 아이스크림 등 간식도 수시로 제공하고 있다. 또 흡수식 냉방기, 스폿쿨러, 제빙기, 냉수기를 공장 곳곳에 가동하는 동시에 현장 직원들에게 에어쿨링자켓을 지급해 더위를 극복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현대미포조선도 혹서기 기간 동안 보양식을 제공하고 수박과 빙과류를 내놓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최근 울산공장 직원들에게 체력 보강 차원에서 삼계탕을 제공했다. 준비된 삼계탕 그릇수만 해도 3만9,000여그릇. 이날 사용된 닭은 20톤에 달했고 재료비도 1억1,700만원이었다. 혹서기 기간인 8월 31일까지 매일 3만8,500개의 아이스크림을 근로자 개개인에게 제공한다. 장어매운탕, 추어탕, 삼계탕 등 보양식도 제공한다. 제빙기는 울산공장 24개 식당에 완비했고 공장 29개소에 스프링쿨러를 설치해 근로자들의 더위 극복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SK에너지 울산콤플렉스는 보양식과 함께 과일, 음료수를 근로자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이번 주말 시작되는 정기보수 기간에는 협력회사 직원들에게도 보양식 등을 제공할 계획이다. 고려아연 온산제련소도 직원들에게 얼음조끼를 제공하고 시원한 수박을 나눠주는 등 여름나기에 힘쓰고 있다.

포스코 포항제철소는 31개소의 고열작업장에서 일하고 있는 직원들의 진료 편의를 위해 지난 8일부터 의사, 약사, 간호사, 보건직으로 구성된 진료팀이 현장을 직접 방문하며 직원들의 건강을 돌보고 있다. 또 낮 시간대 더위로 인해 잠을 설치는 야간조 근무자들에게 수면실도 제공ㆍ운영하고 있다. 현장사무실, 운전실, 고열작업장에는 제빙기 264대와 냉온수기 770대를 갖췄으며 한방삼계탕 등 보양식과 팥빙수 등 빙과류도 공급하고 있다. 23일에는 포스코 및 외주파트너사 임직원 1만9,000명을 대상으로 애로사항을 청취하는 격려활동도 실시할 예정이다.

포항제철소 관계자는 "여름철 실내온도를 26~28도로 조정하는 대신 혹서기 기간 동안 노타이, 노자켓, 면바지, 운동화를 허용하는 등 친환경적인 더위 극복방안으로 더위를 이길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 근로자들이 작업 현장에 나서기 전 사내에 설치된 제빙기에서 얼음을 담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중공업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사내 식당의 조리사가 더위에 지친 직원들에게 제공할 삼계탕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자동차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