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 협상 첫날, 중문관광단지 사실상 ‘올스톱’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첫날인 23일 오전 협상 반대시위가 고조되면서 제주도 ‘관광엔진’인 중문관광단지가 사실상 ‘올스톱’됐다.
경찰은 이날 FTA를 반대하는 농민ㆍ시민단체의 시위를 저지하기 위해 협상장인 제주도 서귀포시 신라호텔 주변은 물론 중문관광단지로 들어오는 길목에 경찰 17개 중대 1,700명을 배치했다. 특히 시위대 진입을 막기 위해 오전9시 전부터 일찌감치 중문관광단지 입구에서 신라호텔에 이르는 도로에 4개의 검문소를 설치하고 경찰버스 수십대로 진입로를 전면 차단, 중문단지로 향하던 관광객은 물론 단지를 빠져나와 관광을 즐기려던 여행객들이 다시 호텔로 되돌아가는 등 일대 혼란이 계속됐다.
○…카란 바티아 부대표, “FTA 논의 대상에 쌀 못 뺀다”
카란 바티아 미국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는 이날 연세대에서 열린 ‘한미 FTA의 이익’이라는 주제의 강연을 통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서 농업이 제외되면 FTA의 혜택도 절반으로 줄어들 것”이라며 농산물 문제가 한미 FTA에서 피해갈 수 없는 쟁점임을 강조했다. 그는 “쌀 등 농산물이 사회ㆍ문화적으로 한국 정부에 민감한 문제라는 사실을 안다”면서도 “농업 부문 교역이 제외되고 관세가 유지되면 한미 FTA에 따른 혜택이 반으로 줄게 되고 예외를 인정하면 (농산물) 소비자와 그 가족들에게 부담을 떠넘기는 셈”이라고 주장했다.
○…제주지사, “제주 감귤산업 살려달라”
이날 오후 김태환 제주도지사는 협상장이 꾸려진 제주 신라호텔을 방문, 3층 식당에서 웬디 커틀러 미국 수석대표를 만나 “감귤을 FTA 협상 품목에서 반드시 빼달라”고 요청했다. 김 지사는 “한미 FTA 협상으로 감귤류에 대한 관세가 완전 철폐되면 제주도민의 절대적 소득기반인 감귤산업이 붕괴된다”며 “이는 취약한 제주 경제 전체의 파탄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커틀러 수석대표는 오후5시 시작된 공식 브리핑 자리에서 “감귤의 민감성을 고려하겠다”는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커틀러 수석대표 “현대아산? 잘 몰라”
웬디 커틀러 수석대표는 오후 공식 브리핑에서 국내 한 영자신문 기자가 영어로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문제와 관련, 미 의회의 정치적 반발 여부를 묻자 “현대아산(HYUNDAI TOUR)?”이라며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북 핵실험 이후 개성공단 문제와 함께 당연히 금강산 관광 문제에 대한 답변을 준비했을 것이라는 기자들의 예상과 달리 그는 재차 “아임 소리(I’m sorry), 현대 투어?”라고 되물으며 무안한 듯 웃음으로 순간의 위기(?)를 모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