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임대, 교육특구로 보폭 넓힌다

임대소득 과세 무풍지대로 주목
외국인 수요 많은 한남동서 대치동·제주도 등 유학생 겨냥
새로운 시장 만들며 인기몰이

제주영어교육도시의 국제학교가 내국인들에게 주목을 받으면서 학부모가 6개월~1년 거주하기 위한 고급 단기임대도 함께 인기를 끌고 있다. 제주시 한림읍 협재리의 라온프라이빗타운 전경.
/사진제공=라온레저개발

임대소득 과세 강화를 골자로 한 정부의 2·26 주택임대차시장 선진화 방안 발표 이후 '과세 무풍지대'로 단기 임대 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3개월~1년 미만 계약이 주를 이루는 단기임대는 세입자가 확정일자를 받는 경우가 거의 없어 임대인의 소득이 노출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과거 단기 임대시장이 외국인 수요가 많은 한남동, 이촌동에 국한됐던 반면 최근에는 서울 대치동, 제주도 등 이른바 교육 특구로 확대되면서 새로운 시장을 형성하는 추세다.

20일 일선 부동산 중개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 대치동 학원가와 제주 영어교육도시 일대 단기 임대 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이들을 대상으로 한 전문 공인중개업소도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원이 몰려 있는 대치동 일대의 주변 오피스텔이 단기 임대 특수를 누리고 있다. 이 일대 전용 30㎡ 오피스텔의 경우 월 임대료 100만원~200만원선의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대신 단기 임대인 탓에 보증금은 한달치 월세 수준이라는게 이 지역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이지역 A공인 관계자는 "보증금의 경우 임차인의 미납 관리비나 기물 파손 등에 대비한 것이어서 사실상 순수 월세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이 일대 오피스텔의 주 수요층은 해외 유학생이다. 방학이 시작되기 직전인 5월 중순부터 성수기 요금이 적용돼 임대료가 10~20% 가량 상승한다.

이지역 단기임대 전문 업체인 T 공인 관계자는 "해외로 유학간 학생들이 방학 기간에 한국으로 들어와 학원을 다니기 위해 계약하는 경우가 많다"라며 "성수기 때는 방을 고를 새도 없이 말 그대로 선착순으로 계약이 이뤄진다"고 말했다.

제주도 역시 최근 국제학교 바람을 타고 단기 임대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 서귀포시 대정읍 영어교육도시 내 국제학교에 입학한 내국인 유학생과 학부모들의 단기임대 수요가 꾸준하기 때문이다. 제주시 한림읍 협재리에 위치한 라온프라이빗타운의 경우 전용 120㎡ 기준 연세(월세 1년치를 선납하는 형태)가 2,000만~3,000만원에 달한다. 특히 라온 측은 서귀포시 대정읍에 위치한 국제학교까지 별도의 셔틀버스 운행 서비스도 제공중이다. 승마와 골프클럽, 단지 내 휘트니스센터 등의 시설도 갖춰져 있어 학부모들로부터 인기가 높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한편 외국인 단기 임대 1번지로 불리는 한남동을 일대도 정부의 임대소득 과세 방침 이후 꾸준한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한남동 유엔빌리지 210㎡의 월 임대료는 800만원선이며 한남 더 힐 86㎡의 경우 400만원대에 시세가 형성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외국인의 경우 계약기간 동안의 월세를 미리 지급하는이른바 '깔세'가 보편적이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다는 것이 이 지역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이 지역 S공인 관계자는 "고급 빌라 임대인의 경우 직접 외국인 취향에 맞춰 TV나 소파 등 인테리어 제품을 구입하기 위해 해외로 나가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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