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클릭] 한남뉴타운

급매물 위주 거래 증가…빠른 회복세
수요자들 8·29대책이후 소형물건에 관심 부쩍 늘어
대지 지분 23㎡ 규모 빌라 4억3,000만원선에 매매
"분위기 조금 더 좋아지면 가격 예전 수준 회복" 기대

8·29 부동산대책 이후 한남뉴타운에는 투자를 저울질하는 수요자들의 발걸음이 늘고 있다. 한남뉴타운 1단계 5개 구역 가운데 가장 큰 3구역 전경.


중앙선 한남역사를 나오자마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나지막한 산등성이를 가득 메우고 있는 낡은 다세대주택이다. 하늘과 맞닿은 꼭대기 집에 가기 위해서는 적어도 30분은 오르막길을 따라 걸어야 할 정도다. 시선을 오른쪽으로 돌리면 서울의 상징인 남산타워와 파크하얏트호텔이 보인다. 최고급 호텔과 달동네 낡은 판잣집이 함께 자리 잡은 곳, 서울의 상징인 남산과 한강이 함께 어우러지는 입지에 내로라하는 사람들이 모여 산다는 곳, 바로 한남동이다. 왕복 4차로 한강진길로 걸어나오면 한쪽에 길게 늘어선 20여개의 크고 작은 중개업소가 눈에 들어온다. 그중 절반 이상의 중개업소에서는 직원들이 손님맞이에 한창이거나 전화로 열띤 설명을 하고 있다. "8ㆍ29대책 이후 문의가 늘고 급매물 위주로 거래도 다소 늘어나는 등 회복세가 빠르다"는 것이 이곳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불과 1년여 전까지만 해도 이 지역 부동산시장은 매물은 귀한데 수요자는 넘쳐나 호가만 자꾸 오르는 분위기였다. 용산민족공원, 한강 및 남산 조망권 등 서울 내에서도 손꼽히는 뛰어난 주거환경에 미래가치를 높게 점치는 사람들이 많았다. '단군 이래 최대 개발사업'으로 불리는 용산국제업무지구의 배후 주거지로 불리며 그에 따른 후광효과도 톡톡히 누렸다. 가격 면에서도 지분면적 33㎡를 기준으로 3.3㎡당 5,000만~6,000만원을 훌쩍 뛰어넘는 시세가 형성돼 서울 내 재개발 지분 값으로는 최고가를 다투는 수준까지 올랐다. 하지만 전반적인 시장침체는 피해갈 수 없었다. 3구역 인근 W공인의 한 관계자는 "지금은 그때보다는 물건당 1억원 정도 가격이 떨어졌다고 보면 된다"며 "지분 값이 너무 비싸거나 대형 단독매물밖에 없어 투자를 꺼려왔던 수요자들이 최근 소형 급매로 나오는 물건에 관심이 많다"고 전했다. 현재 가장 규모가 큰 3구역의 소형 다세대주택의 3.3㎡당 지분 값은 4,000만~4,500만원선, 초고층빌딩이 들어서는 5구역은 5,000만~6,000만원선이다. 66㎡ 이상 단독주택의 시세는 3.3㎡당 2,000만~2,500만원선이다. H공인의 한 관계자는 "전용 60~85㎡ 주택을 받을 수 있는 대지지분 23㎡ 규모의 소형 빌라 매물이 4억3,000만원선에 거래가 되고는 한다"며 "가까운 동부이촌동의 새 아파트 90㎡가 9억~10억원을 호가하기 때문에 저렴하다고 생각하는 수요자들이 많다"고 전했다. 또 "매도자들도 조금씩 움직이고 있어 분위기가 조금 더 좋아진다면 가격이 예전 수준으로 회복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재개발사업의 걸림돌로 작용했던 사업 속도에 대한 불안이 어느 정도 해소된 것도 지역의 호재로 작용한다. 공공관리자제 시범지구로 선정된 후 수년을 끌어오던 사업이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 현재 한남뉴타운 1~5구역 가운데 1구역을 제외한 나머지 구역은 모두 지난 6월부터 차례로 조합 설립을 위한 추진위원회가 구성되고 있다. 다만 공공관리자제를 이끄는 구청과 기존 조합 간의 다툼에 따른 사업 지연은 공공관리자제가 빨리 풀어야 할 숙제다. N공인의 한 관계자는 "최근 정비업체 선발을 둘러싸고 한남5구역 추진위와 용산구청 사이에서 소송이 제기되는 등 마찰이 생기고 있다"며 "다른 구역에서도 비슷한 분쟁으로 사업이 지연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수요자가 많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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