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믿을 국산맥주…내수용은 유통기한 표시 없어

맥주의 안전성을 판단하기 위한 기본 정보인 유통기한 표시가 국산 맥주에만 없어 소비자들의 피해가 늘어나고 있다. 20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CISS)에 접수된 맥주로 인한 위해사례 161건을 분석한 결과 장염ㆍ복통ㆍ구토 등 ‘맥주의 변질’로 인한 부작용이 37.9%(61건)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맥주의 변질ㆍ부패는 생산된 지 오래된 맥주가 장기간 유통되면서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나 국산 맥주에 이를 판단할 수 있는 지표인 유통기한 표시가 없어 소비자들의 피해가 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국내 맥주회사들은 수출용 맥주에만 유통기한을 다수 표시하고 있어 국내 소비자들이 오히려 차별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국내 맥주회사가 수입해 판매하는 외국산 맥주에도 유통기한은 표시돼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소비자원은 지난 7월 이후 국내 맥주회사에 유통기한을 표시하도록 권고했으나 맥주회사들이 현행법상 의무조항이 아님을 이유로 표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소비자원은 소비자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식품위생법에 ‘유통기한 표시를 생략할 수 있다’고 규정한 법 조항을 의무조항으로 개정할 것을 관계당국에 건의할 방침이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