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의 지주회사격인 현대엘리베이터가 현대상선의 유상증자에 참여한 데 이어 우호세력인 케이프포춘이 보유한 현대상선 주식에 대해 매각을 제한하는 계약을 맺는 등 현대상선 경영권 방어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4일 현대엘리베이터는 공시를 통해 현대상선 주요주주인 케이프포춘과 현대상선 주식과 관련된 파생상품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공시에 따르면 케이프포춘이 지난 5~6월 장내매수 및 유상증자 참여, 실권주 인수 등을 통해 추가로 확보한 현대상선 주식 301만1,798주에 대해 내년 말까지 매각이 제한된다. 대신 케이프포춘과 현대엘리베이터 상호간에 옵션계약을 체결해 오는 2008년 1월1일부터 같은 해 12월31일까지 차액현금정산을 요구할 수 있게 된다.
이는 케이프포춘이 비록 우호세력이지만 주식을 함부로 파는 것을 금지함으로써 우호지분을 유지해 현대중공업그룹측과의 경영권 분쟁에 대비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한편 이날 현대상선은 유상증자를 통해 발행한 신주 상장을 마무리하고 우호지분을 40.54%까지 늘렸다. 현대상선은 지난달까지 3,000만주에 대한 유상증자를 실시해 우리사주 및 구주주 청약, 실권주 처리 등을 통해 주식을 배분했다.
이로써 현대상선 우호지분은 현대엘리베이터(18.72%), 케이프포춘(9.76%),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등 특수관계인(3.84%), 우리사주(8.22%) 등 이해관계자 대부분의 지분이 증가하면서 우호지분율을 종전보다 5%포인트 확대했다. 반면 현대중공업그룹측 지분율은 31.37%로 줄면서 양측의 격차가 9.17%포인트로 벌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