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軍) 당국이 지난 대선 등에 개입한 혐의를 잡고 연제욱(소장) 전 청와대 국방비서관을 형사 입건한 것으로 확인됐다. 옥도경 전 사이버사령관도 함께 입건돼 군 사이버사령부의 대선 개입 관련 수사가 다시 주목받게 됐다.
2012년 대선에 군 사이버사의 정치 개입 등을 수사해온 국방부 조사본부가 연제욱 전 청와대 국방비서관과 옥도경 전 사이버사령관을 군 형법상 정치관여 등의 혐의로 형사 입건해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6일 “두 전직 사이버사령관이 지난달 입건돼 불구속 상태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연 소장은 사이버사의 대선 개입 의혹에 몸통으로 꼽히며 2011년 11월부터 2012년 10월까지 사이버사령관을 지냈다. 그는 이후 소장인 국방부 정책기획관으로 승진했으며 인수위원회를 거쳐 박근혜정부 첫 청와대 국방비서관에 발탁됐다. 국방부 조사본부는 지난해 12월 ‘사이버사령부 정치글 게시 의혹 중간 수사결과 발표’를 통해 정치 글 작성의 주도자로 이모 사이버심리전 단장을 지목하고 “전·현직 사령관은 정치관여 지시를 한 적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 전 단장에 대한 공소장에 따르면, 연 전 비서관이 2012년 사이버사령관 시절 매일 인터넷상 주요 이슈에 대해 보고를 받고 대응 여부 및 방향을 ‘결심(지시)’한 것으로 밝혀져 군의 축소 수사 의혹이 불거졌다.
국방부 조사본부는 연 전 비서관과 옥 준장을 군 검찰에 송치하면서 사이버사령부 정치글 게시 의혹에 대한 최종 수사 결과도 발표할 계획이다. 국방부는 중간 수사결과 발표 당시 확인되지 않은 사이버사의 정치 관련 글들 2만건 안팎을 복원하면서 두 전직 사이버사령관을 비롯해 심리전단 요원들의 추가 혐의가 밝혀졌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에서 국방 정책을 총괄하는 국방비서관이 지난 대선에 개입한 사실이 공식화 하면 정치적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연 전 비서관의 임명 배경과 사이버사 정치 개입 의혹에도 불구하고 지난 4월까지 그가 청와대에 근무한 점 등도 문제가 될 전망이다./권홍우